이차저차한 이유로 드림렌즈를 사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처음 듣는 분들을 위해 짧게 설명하자면, 드림렌즈는 잘 때 착용하고 자는 시력 교정용 렌즈로서,
자는 동안 각막을 눌러주어 굴절률을 보정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낮동안 드림렌즈를 빼고, 안경이나 별도의 렌즈 없이 정상시력으로 생활이 가능합니다.
보통 일반 렌즈보다 값이 비싸며 (70~80, 국산. 100~120 수입), 2년 정도 마다 교체해준다고 합니다.
저도 딱 이 정도의 정보만 알고 겁색을 통해 수원 팔달문 근방의 유명한 안과에 찾아갔습니다.
사실 드림렌즈 전문 안과를 찾고 싶었으나, 이에 대한 정보 자체가 찾기 어려웠으며,
안과는 거의 라식, 라섹 류로 후기 및 광고가 이루어 지고 있어서, 선택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거주지 인근의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가는 병원으로 골랐습니다.
처음 방분 전 전화했을 때는 2시간 가량 걸린다고 합니다.
다른 병원 홈페이지를 봐도 검사에 테스트 후 상담까지 1시간 반은 걸린다고 안내되어 있더군요. 실제로 저는 한시간 조금 안 걸렸습니다.
참고로 전화로 문의했을 때, 검사 후 눈이 피로할 수 있으니, 가급적 차량 운전은 하지 말고 올 것을 당부했습니다.
----본격 후기----------본격 1인칭 시점으로 전환-
별도의 예약없이 안과에 찾았다.
사람이 많아서 오래 걸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사람많은 안과는 이미 시스템이 공장과도 같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니 걱정은 하지 말기로 한다.
고객 응대 시간 길어지면, 수입 줄어드는 것은 병원이니 더 잘 해놨겠지 하고 생각해본다.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들어선 순간, 역시나 공장과도 같이 보였고 물건 대신 손님들이 이리저리 이끌려 다니는 풍경이 분주하다.
역시나, 날 놓치지 않고 카운터에서 난데없이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하고 묻고 시작한다.
이사람아, 난 처음이다.
"처음 왔는데요"
"아 그러세요. 이거 작성해 주세요"
"네"
익숙하게도 미장원가면 주는 종이랑 똑같은게 적힌걸 주더니, 이름,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를 적으란다.
'뭐지, 주민번호는 왜 적으라는거지? 인터넷 회원가입도 이제 주민번호 못 물어보는데..'
하며 괜히 기분이 나빠지려하지만, 의료보험 때문에 요구하는 것이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해가 된다.
번호를 도로명 주소로 적었더니 다시 와서 시스템에 입력이 안된다고 옛날 주소로 알려달란다.
아직 못 외워서 노트 어플에서 찾아서 알려주었다. 순간, '주소도 못 외우는 이상한 놈' 으로 보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앞에는 커플이 한 쌍 있는데, 곧 결혼할 사이 같다. 여자는 뭔가 얼굴이 쌔삥 느낌이 나고, 눈을 감았다 뜨면서, 셀카를 찍는다.
옆에 따라온 남자는, 계속 전화 하면서 고객님과 통화로 영업을 하고있다.
카운터에서 뭐라 뭐라 부르니까, 둘 다 일어서더니 카운터로 걸어간다.
그리고 여자는 한 서 너 걸음 뒤에 서있고, 남자는 가서 카드를 빼고 결제한다.
음...여자가 얌전해지는 순간이다. 뭔가 재밌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른 환자를 보는데, 거의 할머니다.
인근 동네의 할머니들은 다 여기 오는 모양이다.
녹내장, 백내장 수술도 전문이라고 써놨던데, 정말 노인 분들이 많이 오는 소문난 곳인 것 같기도 하다.
괜히 안심이 되는데, 녹내장 수술 잘 하는거랑 드림렌즈랑 무슨 상관일까 싶기도 하다.
2시간 생각하고 왔는데 벌써 내 이름을 부른다.
그 뭐냐, 턱 받히고 눈 뜨면 열기구 보이는 그 기계로 오란다.
역시 턱 올리라고 한다. 어, 근데 여기는 턱 받치는 곳에 종이를 안 대놨다.
저번에 간 '안경집' 조차 종이를 한 장씩 벗겨가면서 청결하게 접촉하도록 해놨던데...
종이 끼는 트레이가 민망하게 노출되어 있다. 근데, 깨끗하다.
나는 쿨한 남자라는 듯이 으쓱함으로 턱을 얹었다.
주웅...직직
주웅..직직
열기구 초점이 선명했다가 흐려지면서 눈을 촬영한다.
아마 상이 맺히는 눈의 내부를 찍는 것 같은데, 흑백인지 칼라인지 궁금해진다.
오른쪽 눈을 다 찍고 왼쪽눈 쪽으로 기계가 움직여서 다가온다.
뭔가 얼굴과 기계의 라인이 안 맞았는데, 검사하는 분이 손으로 말 없이 내 고개를 돌려서 오른쪽으로 로테이션을 시킨다.
이제 내 왼쪽눈이 정면을 향했나보다. 이 분 시크하시다.
"눈 깜박! 하세요~"
아, 내 눈 시릴까봐 시간주는구나 싶어서, 눈을 몇번 깜박이고, 편안한 느낌이 들어서 다시 열기구를 본다.
이 분 친절한 분이었다.
주웅...직직
주웅..직직
"다 됐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시력 재는 판때기 앞으로 나를 부른다. 그리고는 가림판을 준다.
손가락으로 숫자를 내려가며 찍고, 요령을 설명듣지도 않았지만, 난 자연스럽게 숫자를 크게 말한다.
이상한게, 뚜렷하게 보이면 크고 뚜렷하게 말하고, 흐리게 보이면, 작은 소리고 질질 끌며 대답하게 된다.
"사!"
"오!"
"칠!"
"...삼"
"........사..아?"
".............유...욱?...."
그리고는 바보 렌즈테를 껴주더니 눈 앞에 더미 렌즈와 도수 렌즈를 조합하고 다시 시력을 잰다,
"사!"
"오!"
"칠!"
"삼!"
"사!"
"육!"
1.0까지 잘 대답하니까 검사판에서 같은 라인의 숫자만 옆으로 물어보고 더 안 내려간다.
난 그 아래 칠도 보이는데......
그리고는 다른 쪽 눈에 다시 렌즈를 조합하고 시력을 잰다.
또 똑같이 1.0 에서 더 안 내려간다.
뭔가 아쉬워하는데, 다 됐다고 가서 기다리라고 한다.
뭔가 했는데, 난 카운터에서 '드림렌즈 진료받으러 왔어요' 말고는 한 말이 없다.
뭔가 알아서 후루룩 흘러가는데, 도대체 내가 뭐하는지도 모르겠고, 누가 설명도 안 해주고,
그냥 자기 담당 검사 끝나는 옆으로 패스 하고 난 패스 당하고...
뭔가 지나치게 분업화 된 공장형 시스템이 갑자기 불만이 든다.
사실 다 기본적인 필수 검사라 딱히 설명은 필요 없지만, 그래도 난 더 섬세하게 케어받고 싶다. 나도 우쭈쭈 해달란 말이다.
난 나의 소중한 눈을 위해!!! 거금 80만원을 투자할 생각으로 걱정 반 불안 반으로 왔는데,
그리고 호기심이 많아서 드림렌즈에 대한 궁금증도 많은데, 아무도 상담을 안 해준다.
뭔가 불만 거리가 생기니까 알리고 싶어진다. '아 돌아가면 사용기나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 쯤 다시 부른다.
"이쪽으로 따라오세요~"
갑자기 문을 나서더니 맞은편으로 들어가는데 수술센터라고 적혀있다.
'헉, 뭐지....'
끌려가보니 아까랑 비슷한 열기구 보이는 기계가 있는데 앞에 앉으란다.
"CT찍을 거에요~ 턱 올려주세요"
'응?CT? 그, 야한 생각하면 뇌 그림에 막 활성화되서 보인다는 그 비싸다는 그건가?'
'근데 기구는 누워서 침대타고 들어가는게 아니고, 아까 그 열기구 기계 같이 생겼다...'
앉아서 턱을 장착하고 기다리는데, 옛날 사진관에서 아저씨가 뒤집어 쓰던 암막 커텐 같은 걸 기구랑 내 머리에 함께 씌운다.
이 장치에는 빛이 들어가면 안 되는것 같다.
"앞에 빨간 점 봐주세요~ 눈 깜박 하시고"
(깜박)
"천천히 하세요~ 까암빡~"
(깜빡)
"천천히 까아암~~빡"
(깜...............빡)
"자 앞에 보시고.."
앞에는 가운데 붉은 점이 있고, 세로로 녹색 막대가 크고 길게 있다. 그 가운에 붉은 점을 보라는 것 같다.
이건 그림이 아니고 빛 기둥이다. 영화에서 망막 스캔 하는 것 같이 빛이 눈을 향해서 빛나고 있다.
갑자기 녹색 기둥이 360도 회전한다. 아, 이건 회전하면서 스캐닝하나보다.
뭔가 비싼 장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만족감이 든다.
"됐습니다 따라오세요~"
다시 나를 끌고 가더니 아까 앉아있던 의자에서 기다리란다.
뭔가 병원도 오랜만이고, 이런 시스템도 재미나기도 하고...
그렇지만, 아직 의사 얼굴도 못 봤다는건 여전히 불만이다.
그러면서도 이해는 된다. 어차피 얼굴보고 일단 기본 검사하러 보낼 텐데,
나 같아도 그건 어떤 면에서는 비효율적인 것 같이 느껴지긴 한다.
기다리면서 옆을 둘러보니 역시 할머니들이 많다.
일하시는 간호사인지, 검안사 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직원도 족히 10명은 넘어 보이고 모두 바쁘다.
좀 대빵처럼 되보이는 한 분은 어떤 할머니께 진료 일정과 비용을 설명하시는데, 할머니가 잘 안들린다고 하신다.
뭔가 그 분은 능숙하고 무릎을 굽혀 앉아서 눈을 맞추고 손으로는 할머니 손을 잡고 설명해주신다. 베테랑 같다.
어른들께 잘 하는 모습보니 왠지 불만이 좀 누그러지는것 도 같다.
다시 나를 부른다. 거울 앞에 의자에 앉으라고 한다.
" 테스트 렌즈 넣어드릴게요. 앞에 보세요~"
'응? 테스트?'
갑자기 이물감이 걱정된다. 난 인공눈물도 자꾸 눈감아서 못 넣는데 망신당할까 걱정이다. 다행이 한번에 넣어줬다.
오~~~~~~~~~~~~~~~~~~~
으악~~~~~~~~~~~~~~~~~
눈이 엄청 ..미치겠다.
막 모래가 들어 간거 같고 눈물이 갑자기 푹풍처럼 쏟아진다.
눈물이 나서 렌즈가 빠질까봐 눈을 못 뜨겠다. 그런데 옆에서 간호사는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고 계속 눈뜨라고 한다.
"눈 아프시면 깜빡깜빡 하세요~ 천천히~~"
깜박 해본다.
마치 엄청 신 귤 먹은것 처럼 표정이 자동으로 히끄므레 해진다. 아 내 자신이 너무 바보 같이 보인다. 표정관리가 안된다.
눈은 부르르.....천천히 깜박이는데 감고 뜨기가 무섭게 이물이물.....다시 감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다시 왼쪽을 넣어준다...
헬이다.
10분 동안 이러고 있으랜다.
눈이 막 렌즈 둘레가 각막을 긁는 것 같은 느낌이다. 드림렌드는 하드렌즈다.
난 하드렌즈 처음 껴본다.
아 죽겠다. 눈을 감고 이리저리 눈을 굴려보는데 모래가 같이 따라다닌다.
눈물이 계속난다. 간호사는 휴지도 안줬다. 아까 렌즈낀데 옆에 휴지가 보인다.
히끄므레 한 표정으로 눈썹만 치켜뜨고, 눈은 반 쯤 뜨고 좀비처럼 휴지가지러 간다.
손에 잡히는대로 몇 칸 뜯어와서 막 눈물을 닦는다.
한 4분 지난거 같은데, 이제 좀 뜨고 있어도 참을 수 있다.
근데 자꾸 렌즈가 고정이 안되고 막 돌아다니는 느낌이다.
적응될 만하면 렌즈가 움직여서 둘레가 각막을 긁는 기분.
자극이 오니 눈을 그냥 뜨고 있을 수가 없다.
약간 고개를 숙이고 눈을 45도 아래를 바라보니 좀 나아진다.
렌즈가 눈 위에 있다가 멀어지는 쪽으로 쏠려서 그런가보다. '이러고 있어도 되나?'
아무튼 이게 좀 있기가 편하다.
그러고 울고 있는데 어느새 날 부른다.
다시 시력 측정을 한댄다.
"저 렌즈 끼고 있는데요?"
"네 괜찮아요~"
그러더니 다시 숫자를 집는다.
상이 너무 흔들린다. 렌즈가 고정이 안 된 기분....눈물 때문에 앞도 잘 안 보인다.
"눈물 때문에 안 보여요"
휴지로 눈을 닦아주는데 뭔가 전문적인 손놀림이다.
눈 위를 훔치는게 아니고, 손가락으로 눈 주변 살을 당기더니 어떻게 눈물을 닦아준다. 뭔진 모르겠는데 아무튼 뭔가 달라서 괜히 좋다.
다시 시력판을 짚어가며 숫자가 보이는대로 읽으란다.
솔직히 잘 안보이고 흔들리는데, 계속 같은 순서로 같은 숫자를 짚으니,
이미 무슨 숫자인지 인식이 되어 있어서, 흐릿해도 그 숫자로 내가 정보를 구성해 버린다.
이 숫자를 모른 상태로 읽었으면 알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걸 보인다고 숫자를 읽어야 할지, 안 보인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저 분은 왜 자꾸 같은 숫자만 같은 순서로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이거 외울 판이다.
"잘 안보여요, 눈도 불편하고.."
이번엔 다른 쪽 눈.
오 이쪽 눈은 훨씬 뭔가 안정되고 덜 아프다. 숫자도 1.0까지 완벽히 또렷하다.
힘차게 숫자를 읽어 내려간다.
'아까 꺼는 왜 흐릴까...적응이 덜 됐나? 렌즈가 안 맞나?
드림렌즈는 끼고 나서 눌리고 빼면 잘보인건데 왜 렌즈를 끼고 있는데도 잘 보이지? 도수가 있나?'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역시, 난 또 대기하라고 한다. 불편한 한쪽은 다른 렌즈로 바꿔 껴줬다.
또다시 10분간 대기....
할머니 구경...
다른 팀? 대화 구경....
다시 시력 검사를 한다. 아까보다는 눈이 덜 불편하지만 아직도 모래는 가득하다.
그러더니 원장님께 데려간다.
뭔가 잘 보여야 겠다는 생각이 파블로의 개처럼 들어서, 꾸벅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호!"
아 뭔가 내가 너무 없어보인다. 그래도 30 넘은 나인데...왜 이렇게 헤헤 거리는 모습으로 인사했을까.
원장님이 말한다.
"드림렌즈요?"
"네"
"턱 좀 올려주세요~"
나에게 열기구를 두 번 보여준다.
저 열기구는 어디서 찍었을까? 윈도우 배경화면 같이 익숙한 저 그림.
왜 눈 검사 기구는 하나같이 열기구 그림일까? 저 그림은 저작권이 있을까? 다 같은 회사인가?
전체적으로 녹색톤인데, 무슨 관련이 있나?
검사할 때 눈을 움직이면 안될텐데, 차라리 시선을 고정할 수 있는 사진이면 어떨까? 그라비아?
이런 말도 안되는 딴 생각으로 눈에서 신경을 떼어 최대한 멍하니 움직이지 않는 눈을 만든다.
다른 기구를 들이댄다.
이 기구는 눈에 엄청 밝은 빛을 쏴준다. 그냥 봐도 눈 속이 다 보일 것 같다. 아 진짜로 의사가 눈 속을 보고있다.
뭔가....민망하다.
검사끝.
"괜찮으세요. 렌즈는 3~4일 후에 오니까 도착하면 연락드릴게요"
'뭐지? 이 마무리 멘트는? 상담 안해줘? 나 궁금한거 많은데? 이게 끝이야? 최소한 부작용은 말해줘야 하는거 아니야?'
물어보기로 한다.
"아까 낀 렌즈가 뭐에요?"
"그게 드림렌즈에요"
"에? 끼니까 잘 보이던데요?"
"네. 드림렌즈가 각막을 눌러서 ...블라블라블라....."
메뉴얼 같이 드림렌즈 설명을 한다. 문제는 이미 인터넷에서 보고 와서 아는 내용
"아 궁금한게 있는데요, 그럼 드림렌즈에는 도수가 있어요?"
"네 있습니다."
응? 왜지?
"아..그럼 잘때 끼는건데, 자기 전에도 끼고 렌즈처럼 껴도 돼요?"
" 네 괜찮아요.."
갑자기 이해가 안된다. 질문이 마구 생긴다.
드림렌드는 단순히 누르는 기능이고, 도수가 없을거라 생각했다.
아까 테스트는, 각막이 눌렸을 때 교정시력 잰거 아닌가?
렌즈 뺐을 때도 그 시력이 되는거 아닌가? 근데 렌즈도 도수가 있어? 그럼 빼면 그거보다는 안 보이겠네?
뭐지?
왜지?
막 궁금한게 생긴다. 그런데 왠지 의사가 시간을 아끼고 싶어하는것 같다.
몇 가지 더 질문했으나, 속시원한 대답은 듣지 못했다. 뭔가 그 분위기 자체가 쓸데없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알겠다고 하고 진료실을 나오니, 여태 날 데리고 다니던 간호사분이 내 번호를 확인하고 연락준단다.
가격은 80이고 , 결제는 그날 할건지 물어본다.
"현금이면 할인돼요?"
안된단다. 뭔가 현금 카드 같은 가격이 오히려 좀 믿음직스럽기도 하다.
최소한 장부 갖고 장난은 안 치나보다 하는 막연한 기대감도 든다.
일단 나중에 결제하기로 한다.
2시간 예상했는데 1시간도 안 돼서 끝났다.
뭔가 엄청났던 렌즈 이물감이 생생해서, 당장 돌아가는 버스에서 네이버로 '하드렌즈 이물감' 을 검색하고 싶다.
왼쪽 눈은 그나마 덜 이상했는데, 오른쪽 눈이 더 불편했다 .렌즈가 안 맞는 걸까? 더 편한걸 찾아봐야 됐었나?
뭔가 설명도 듣지 못하고, 불안감도 좀 든다.
3일 정도 있다가 전화가 올 텐데....
걍 다른 안과를 가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모르겠다...
뭔가 설명도 부족한 공장식 시스템은 여전히 맘에 안든다..
약 한달이 지난 지금의 후기를 다시 업데이트 해봅니다.
먼저 간단히 경과를 말씀드리면,
렌즈를 처방 받고 1주일이 지나도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아 렌즈를 교체받았습니다.
보통 드림렌즈의 경우 교정 목적에 부합할 때 까지 계속해서 렌즈를 바꿔주고, 새로 주문해서 바꿔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물론 추가비용은 없었으며, 오늘 안과에서 들은 바로는 따로 무상 교체 기한은 없다고 합니다.
아마 병원에서 제조사에 신청하면 그냥 되는 것 같습니다.
먼저 드림렌즈 착용 전 제가 상상했던 부분은 이랬습니다.
아침에 렌즈를 빼면 눈 앞이 라식 수술을 한 것처럼 맑게 보이겠지??
그랬던 제 상상은 역시 상상 뿐 이었습니다.
초반에는 좀 불만도 있었습니다 (약 1주 이내). 아침에 일어나서 렌즈를 빼도 뭐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게 참 죽겠는데, 시력이 교정 중이다 보니 기존에 쓰던 안경을 쓸 수도 없습니다.
무슨말이냐면, 드림렌즈가 밤에 눌러줄 수 있는 변화량? 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제 기존 시력에서 교정시력으로 바꾸려면 눈의 망막을 -10만큼 눌러줘야 굴절률이 확보된다고 한다면,
렌즈로 눌러줄 수 있는 깊이는 하루에 -3정도이고, 또 낮 동안 렌즈를 빼면 한 +1~2 정도는 다시 원상복귀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3 +2 -3 +2 이런 식으로 교정을 하고 하고 며칠 동안 반복해야, 비로소 각막이 충분히 눌린 상태가 됩니다.
보통 1주라고 이야기 하는데 전 대략 2주가 지났을 때, '어 오늘 왜이렇게 또렷하게 보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차 적응 기간으로 1~2주 정도 잡으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이 기간 동안은 , 안경도 무색하고 그냥 잘 안보이는 상태로 살아야 합니다.
왜냐면, 각막이 교정 중이라, 예를 들면 지금 -5만큼 변한 상태라해도,
안경은 이전 시력 기준으로 +10 해주는거라서, 봐도 어차피 +5로 잘 안보이는건 매한가지 입니다.
이 기간 동안 흐릿하게 상이 보이는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눈이 쉽게 피로해지기도 하고 좀 불편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전 드림렌즈에 대한 불만을 상당히 품게 됐는데, 도무지 잘 보일 차도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마 벌써 병원에 갔었을 텐데, 그러던 차에 해외 출장으로 꼼짝없이 2주간 외국에 있어야 했기에 잔말없이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해외에 나가서 매우 성가신 기분을 느꼈습니다. 가뜩이나 간판이나 사람들도 낯선데 명확한 인식이 불가능 했기 때문입니다.
그 즈음 제가 보이던 느낌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첨부된 사진이 그때 보이던 느낌입니다.
글자는 그나마 보통 명도가 뚜렷하게 구분되고 익숙한 알파벳이니 괜찮았는데,
사람 얼굴 같은 경우 뭉개져서 알아볼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제가 난시가 약 -1~-1.5 정도 있기 때문에 더 그런 현상입니다.
상당히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이걸 반드시 의사에게 말하리라! 하고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위에 적었다시피, 출장 복귀 즈음해서, '엇, 왜 이렇게 잘보이지?' 하고 어느 정도 교정의 효과를 맛보는 순간이 생기게 됩니다.
어느날 PPT 화면이 매우 잘 보였고 아침부터 눈 앞이 깨끗했습니다.
그렇게 출장이 끝나고 병원에 가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깁니다.
정상적으로는 그 상태로 병원에 가야했는데, 병원에 가려면, 어쨌든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로 접어 들어야, 그 결과를 기준으로 상담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마침 해외에서 귀국하여 시차 문제로 하루에 4시간 정도만 잠을 자다보니, 드림렌즈를 충분히 착용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4시간만 각막을 눌러주다보니, 교정 효과가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렇게 4시간 자는 생활 1주일,
그리고 다시 7시간 정도 자는 생활로 돌아와서 충분히 드림렌즈를 착용한지 1주일 정도 지나니,
다시 시력이 좋아진 상태로 안정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총 1달 만에 다시 안과를 방문했습니다. 그게 오늘입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점이 깨달은 점입니다.
- 하드렌즈 종류인 드림렌즈를 껴도 이물감은 사실 3일 이내에 사라지고 거의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 드림렌즈를 끼면, 일단 그 즉시 매우 잘 보입니다.
그래서 한동안 자기 전에 끼고 작업을 하고 했었는데, 이럴 경우 눈을 깜박일 때마다 렌즈가 미묘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원하는 교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고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전 한 2시간 정도 끼고 작업하고 그대로 자서 5시간 잘때 착용하고 했었는데, 효과가 안 좋아서 잘때만 끼니 오히려 더 좋아졌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로는, 렌즈는 최대한 안 움직이고 일정하게 눌러주는 것이 좋기 때문에 잘때 착용을 권했고,
사실 그 얘기는 뒷등으로 흘려들었었으나, 지금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 시력 교정 초반에는 생각보다 사물이 잘 안보여서 굉장히 스트레스 받고 불만족이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그렇게 잘 안보이는 상태로 사물을 바라보는게 처음있는 경험이었기에(항상 안경이나 렌즈 착용) 더 낯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그런 느낌이 강조된 것 같습니다.
사람이 참 신기한게, 그런 상태에 적응이 됩니다
나중에는 시력 교정 효과 + 흔들리는 사물 인지 능력이 더해져서 불편은 덜 느끼게 되었습니다.
- 난시 교정에 큰 효과는 없습니다.
물론 난시 교정 전용 드림렌즈가 있지만, 이 경우 정확한 위치로 착용 되어야 하는데, 매번 그렇게 착용하는건 사실 매우 어렵습니다.
렌즈는 계속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렌즈가 제대로 고정이 안되거나 다른 위치에 압박된 경우 그날은 교정 효과가 떨어집니다.
렌즈를 잘 때만 충분한 시간으로 잘 착용하면, 확실히 구별되게 아침에 시력이 좋습니다.
- 렌즈를 뺄 때는 반드시 인공눈물로 적셔주고 렌즈를 눈에서 떨어뜨려 준 뒤 뺍니다.
안 그러면 '뿩' 소리가 나면서 '쩍' 하고 빠지는데 눈도 아프고 각막에 상처를 남기며, 무엇보다 그날 아침은 흐릿합니다.
각막에 상처가 났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 인공 눈물은 일상 중에 렌즈를 안 착용했을 때도 넣어주라고 합니다.
각막의 울퉁불퉁한 표면을 고르게 해주어, 난시 교정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현재 보이는 정도는 제가 가만히 한쪽 눈 씩 가리고 분석을 해보니, 상은 비교적 또력하게 보입니다.
즉 근시 교정은 1.0 수준까지 교정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잘 안보인다' 고 인식하는 이유는 상이 흔들리는 것 처럼 주변에 뿌옇게 보이기 때문이고, 이는 난시가 원인입니다.
즉, 근시 교정은 우수, 난시 교정은 절반 정도인 느낌입니다.
총평으로 그래서 잘 보이냐!!!
안경 안쓰고 사는게 너무 좋고, 선글라스 자유롭게 낄 수 있는게 너무 편합니다.
눈은 일상 생활에는 지장이 없고, 하루 종일 컴퓨터를 사용하는데 안보이는거 없이 잘 보입니다.
간혹 착용이 바르지 못했는지 감이 좀 떨어지면, 걍 웹서핑시 컴퓨터 화면을 좀 확대해서 읽으면 딱히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보이는 건 저 멀리 있는 간판 같은건 오히려 더 잘 보입니다.
예시로 올려드린 그림은 한창 교정 중에 보이는 정도를 묘사한 거고, 당연히 사람마다 다를겁니다.
지금은 그림보다는 훨씬 잘 보입니다. 쉽게 말해 교정이 안정화된 이후로 안 보여서 불편한 적은 없습니다
제가 욕심을 부려서 난시를 더 잡고 싶어서 그렇지, 지금 상태로 쭉갈래, 드림렌즈 안할래? 하고 물어보면 당연히 지금 상태에 만족하겠습니다.
기타 사항:
=세척액은 총 3종으로, 매일 쓰는 세척액, 보관액, 3일에 1번 정도 쓰는 단백질 제거 전용액 (2방울씩 사용)을 안과에서 처방받아서 쓰고 있습니다. 오늘 세척액과 보관액을 한 통씩 더 샀는데 21000원이 들었습니다.
=인공 눈물을 상시 사용하게 되는데, 병원에서 처방받으면 3500원 정도에 꺾어 쓰는 1회용 한 세트를 살 수 있습니다.
=드림렌즈를 시도하실 분은 자주 방문하기에 번거롭지 않은 병원을 선택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의사 실력으로 결정된다기 보다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보고 본인에게 맞는 렌즈를 골라야 합니다.
평소 정기 검진을 포함한다면, 왕복이 편한 병원이 좋을 듯 합니다.
=비용은 렌즈값 80만원 만 들었고, 기타 비용은 없었으며 교체나 수시 진료에 의한 추가 비용도 없었습니다.
=제 렌즈는 CNB 렌즈라는 국산인데, 만족합니다.
=드림렌즈를 하게 되시면, 교정 전 안경없이 보는 상태를 0이라 치고,
안경 껴서 깔끔하게 잘 보이는 상태를 10이라고 했을 때, 8~9 정도가 달성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차가 크며, 난시 여부에 따라 더 달라집니다. 사람에 따라 7~9.5도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듭니다
=드림렌즈로 교정 가능한 정도는 보통 근지 -4~5 디옵터, 난시 -1.5~1.7 디옵터 정도가 마지노선이라고 합니다.
= 본인이 최소 6시간 부터 8시간 정도 수면을 확보할 수 있을 경우에 추천합니다.
= 아침에 렌즈를 빼고 바로 보다, 약 30분~1시간 정도 지난 시점이 더 안정적(?)으로 잘 보였습니다.
= 밤이 되어도 딱히 시력이 저하되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2일에 한 번 만 착용해도 효과가 유지되는 사람도 있고,
역시 개인차가 있습니다만, 매일 착용한다면 밤이라고 시력이 떨어질 걱정은 안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운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만 교정시력에 적응 되기 까지는 가급적 삼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상이 뚜렷하지 않으면 반사신경이 무뎌지는 것 같습니다. 적응되고 나니 운동신경에 딱히 차이는 못느끼겠습니다.
= 밤에 빛 번짐 같은건 없었습니다.
잘보여서 행복해요 *_*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4364296
오감이 살아있을 때 쓰는 드림렌즈 1차 진료 후. txt. 수필체. 스크롤 압박 : 클리앙
평소 다채로운 사용기에 감탄하다가 저도 하나 남겨봅니다. 특히, 드림렌즈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어서, 도움이 될까 싶어 남기게 된 이유도 큽니다. 이차저차한 이유로 드림렌즈를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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