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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저차한 이유로 드림렌즈를 사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처음 듣는 분들을 위해 짧게 설명하자면, 드림렌즈는 잘 때 착용하고 자는 시력 교정용 렌즈로서,

자는 동안 각막을 눌러주어 굴절률을 보정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낮동안 드림렌즈를 빼고, 안경이나 별도의 렌즈 없이 정상시력으로 생활이 가능합니다.

 보통 일반 렌즈보다 값이 비싸며 (70~80, 국산. 100~120 수입), 2년 정도 마다 교체해준다고 합니다.

 

 저도 딱 이 정도의 정보만 알고 겁색을 통해 수원 팔달문 근방의 유명한 안과에 찾아갔습니다.

사실 드림렌즈 전문 안과를 찾고 싶었으나, 이에 대한 정보 자체가 찾기 어려웠으며,

안과는 거의 라식, 라섹 류로 후기 및 광고가 이루어 지고 있어서, 선택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거주지 인근의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가는 병원으로 골랐습니다. 

 

 

 처음 방분 전 전화했을 때는 2시간 가량 걸린다고 합니다.

다른 병원 홈페이지를 봐도 검사에 테스트 후 상담까지 1시간 반은 걸린다고 안내되어 있더군요. 실제로 저는 한시간 조금 안 걸렸습니다.

참고로 전화로 문의했을 때, 검사 후 눈이 피로할 수 있으니, 가급적 차량 운전은 하지 말고 올 것을 당부했습니다.

 

 

----본격 후기----------본격 1인칭 시점으로 전환-

 

별도의 예약없이 안과에 찾았다.

사람이 많아서 오래 걸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사람많은 안과는 이미 시스템이 공장과도 같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니 걱정은 하지 말기로 한다.

고객 응대 시간 길어지면, 수입 줄어드는 것은 병원이니 더 잘 해놨겠지 하고 생각해본다.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들어선 순간, 역시나 공장과도 같이 보였고 물건 대신 손님들이 이리저리 이끌려 다니는 풍경이 분주하다.

역시나, 날 놓치지 않고 카운터에서 난데없이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하고 묻고 시작한다.

 

이사람아, 난 처음이다.

 

"처음 왔는데요"

"아 그러세요. 이거 작성해 주세요"

"네"

익숙하게도 미장원가면 주는 종이랑 똑같은게 적힌걸 주더니, 이름,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를 적으란다.

 

'뭐지, 주민번호는 왜 적으라는거지? 인터넷 회원가입도 이제 주민번호 못 물어보는데..'

하며 괜히 기분이 나빠지려하지만, 의료보험 때문에 요구하는 것이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해가 된다.

 

번호를 도로명 주소로 적었더니 다시 와서 시스템에 입력이 안된다고 옛날 주소로 알려달란다. 

아직 못 외워서 노트 어플에서 찾아서 알려주었다. 순간, '주소도 못 외우는 이상한 놈' 으로 보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앞에는 커플이 한 쌍 있는데, 곧 결혼할 사이 같다. 여자는 뭔가 얼굴이 쌔삥 느낌이 나고, 눈을 감았다 뜨면서, 셀카를 찍는다.

옆에 따라온 남자는, 계속 전화 하면서 고객님과 통화로 영업을 하고있다.

카운터에서 뭐라 뭐라 부르니까, 둘 다 일어서더니 카운터로 걸어간다.

그리고 여자는 한 서 너 걸음 뒤에 서있고, 남자는 가서 카드를 빼고 결제한다.

음...여자가 얌전해지는 순간이다. 뭔가 재밌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른 환자를 보는데, 거의 할머니다.

 

 인근 동네의 할머니들은 다 여기 오는 모양이다.

녹내장, 백내장 수술도 전문이라고 써놨던데, 정말 노인 분들이 많이 오는 소문난 곳인 것 같기도 하다.

괜히 안심이 되는데, 녹내장 수술 잘 하는거랑 드림렌즈랑 무슨 상관일까 싶기도 하다. 

 

 2시간 생각하고 왔는데 벌써 내 이름을 부른다. 

 

그 뭐냐, 턱 받히고 눈 뜨면 열기구 보이는 그 기계로 오란다.

역시 턱 올리라고 한다. 어, 근데 여기는 턱 받치는 곳에 종이를 안 대놨다.

저번에 간 '안경집' 조차 종이를 한 장씩 벗겨가면서 청결하게 접촉하도록 해놨던데...

종이 끼는 트레이가 민망하게 노출되어 있다. 근데, 깨끗하다. 

나는 쿨한 남자라는 듯이 으쓱함으로 턱을 얹었다. 

 

주웅...직직

주웅..직직

 

열기구 초점이 선명했다가 흐려지면서 눈을 촬영한다.

아마 상이 맺히는 눈의 내부를 찍는 것 같은데, 흑백인지 칼라인지 궁금해진다.

오른쪽 눈을 다 찍고 왼쪽눈 쪽으로 기계가 움직여서 다가온다. 

 

뭔가 얼굴과 기계의 라인이 안 맞았는데, 검사하는 분이 손으로 말 없이 내 고개를 돌려서 오른쪽으로 로테이션을 시킨다.

이제 내 왼쪽눈이 정면을 향했나보다. 이 분 시크하시다.

 

"눈 깜박! 하세요~"

아, 내 눈 시릴까봐 시간주는구나 싶어서, 눈을 몇번 깜박이고, 편안한 느낌이 들어서 다시 열기구를 본다.

이 분 친절한 분이었다.

 

주웅...직직

주웅..직직

 

"다 됐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시력 재는 판때기 앞으로 나를 부른다. 그리고는 가림판을 준다.

손가락으로 숫자를 내려가며 찍고, 요령을 설명듣지도 않았지만, 난 자연스럽게 숫자를 크게 말한다. 

이상한게, 뚜렷하게 보이면 크고 뚜렷하게 말하고, 흐리게 보이면, 작은 소리고 질질 끌며 대답하게 된다.

 

"사!"

"오!"

"칠!"

"...삼"

"........사..아?"

".............유...욱?...."

 

그리고는 바보 렌즈테를 껴주더니 눈 앞에 더미 렌즈와 도수 렌즈를 조합하고 다시 시력을 잰다,

 

"사!"

"오!"

"칠!"

"삼!"

"사!"

"육!"

 

1.0까지 잘 대답하니까 검사판에서 같은 라인의 숫자만 옆으로 물어보고 더 안 내려간다.

난 그 아래 칠도 보이는데......

 

그리고는 다른 쪽 눈에 다시 렌즈를 조합하고 시력을 잰다.

또 똑같이 1.0 에서 더 안 내려간다.

 

뭔가 아쉬워하는데, 다 됐다고 가서 기다리라고 한다.

 

 

뭔가 했는데, 난 카운터에서 '드림렌즈 진료받으러 왔어요' 말고는 한 말이 없다. 

뭔가 알아서 후루룩 흘러가는데, 도대체 내가 뭐하는지도 모르겠고, 누가 설명도 안 해주고,

그냥 자기 담당 검사 끝나는 옆으로 패스 하고 난 패스 당하고...

뭔가 지나치게 분업화 된 공장형 시스템이 갑자기 불만이 든다.

사실 다 기본적인 필수 검사라 딱히 설명은 필요 없지만, 그래도 난 더 섬세하게 케어받고 싶다. 나도 우쭈쭈 해달란 말이다.

 난 나의 소중한 눈을 위해!!! 거금 80만원을 투자할 생각으로 걱정 반 불안 반으로 왔는데, 

그리고 호기심이 많아서 드림렌즈에 대한 궁금증도 많은데, 아무도 상담을 안 해준다.

 

뭔가 불만 거리가 생기니까 알리고 싶어진다. '아 돌아가면 사용기나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 쯤 다시 부른다. 

 

"이쪽으로 따라오세요~"

 

갑자기 문을 나서더니 맞은편으로 들어가는데 수술센터라고 적혀있다. 

'헉, 뭐지....'

 

끌려가보니 아까랑 비슷한 열기구 보이는 기계가 있는데 앞에 앉으란다.

 

"CT찍을 거에요~ 턱 올려주세요"

 

'응?CT? 그, 야한 생각하면 뇌 그림에 막 활성화되서 보인다는 그 비싸다는 그건가?'

'근데 기구는 누워서 침대타고 들어가는게 아니고, 아까 그 열기구 기계 같이 생겼다...'

 

앉아서 턱을 장착하고 기다리는데, 옛날 사진관에서 아저씨가 뒤집어 쓰던 암막 커텐 같은 걸 기구랑 내 머리에 함께 씌운다.

이 장치에는 빛이 들어가면 안 되는것 같다.

 

"앞에 빨간 점 봐주세요~ 눈 깜박 하시고"

 

(깜박)

 

"천천히 하세요~ 까암빡~"

(깜빡)

 

"천천히 까아암~~빡"

 

(깜...............빡)

 

"자 앞에 보시고.."

 

앞에는 가운데 붉은 점이 있고, 세로로 녹색 막대가 크고 길게 있다. 그 가운에 붉은 점을 보라는 것 같다.

이건 그림이 아니고 빛 기둥이다. 영화에서 망막 스캔 하는 것 같이 빛이 눈을 향해서 빛나고 있다.

갑자기 녹색 기둥이 360도 회전한다. 아, 이건 회전하면서 스캐닝하나보다.

 

뭔가 비싼 장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만족감이 든다.

 

"됐습니다 따라오세요~"

 

다시 나를 끌고 가더니 아까 앉아있던 의자에서 기다리란다. 

 

뭔가 병원도 오랜만이고, 이런 시스템도 재미나기도 하고...

그렇지만, 아직 의사 얼굴도 못 봤다는건 여전히 불만이다.

그러면서도 이해는 된다. 어차피 얼굴보고 일단 기본 검사하러 보낼 텐데,

나 같아도 그건 어떤 면에서는 비효율적인 것 같이 느껴지긴 한다.

 

기다리면서 옆을 둘러보니 역시 할머니들이 많다.

일하시는 간호사인지, 검안사 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직원도 족히 10명은 넘어 보이고 모두 바쁘다.

좀 대빵처럼 되보이는 한 분은 어떤 할머니께 진료 일정과 비용을 설명하시는데, 할머니가 잘 안들린다고 하신다.

뭔가 그 분은 능숙하고 무릎을 굽혀 앉아서 눈을 맞추고 손으로는 할머니 손을 잡고 설명해주신다. 베테랑 같다.

어른들께 잘 하는 모습보니 왠지 불만이 좀 누그러지는것 도 같다.

 

 

다시 나를 부른다. 거울 앞에 의자에 앉으라고 한다.

" 테스트 렌즈 넣어드릴게요. 앞에 보세요~"

 

 

 

'응? 테스트?'

갑자기 이물감이 걱정된다. 난 인공눈물도 자꾸 눈감아서 못 넣는데 망신당할까 걱정이다. 다행이 한번에 넣어줬다. 

 

오~~~~~~~~~~~~~~~~~~~

으악~~~~~~~~~~~~~~~~~

 

눈이 엄청 ..미치겠다.

막 모래가 들어 간거 같고 눈물이 갑자기 푹풍처럼 쏟아진다. 

눈물이 나서 렌즈가 빠질까봐 눈을 못 뜨겠다. 그런데 옆에서 간호사는 눈을 뜨고 있어야 한다고 계속 눈뜨라고 한다.

"눈 아프시면 깜빡깜빡 하세요~ 천천히~~"

 

깜박 해본다.

 

마치 엄청 신 귤 먹은것 처럼 표정이 자동으로 히끄므레 해진다. 아 내 자신이 너무 바보 같이 보인다. 표정관리가 안된다.

눈은 부르르.....천천히 깜박이는데 감고 뜨기가 무섭게 이물이물.....다시 감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다시 왼쪽을 넣어준다...

 

 

 헬이다.

 

 

10분 동안 이러고 있으랜다.

 

눈이 막 렌즈 둘레가 각막을 긁는 것 같은 느낌이다. 드림렌드는 하드렌즈다. 

난 하드렌즈 처음 껴본다.

아 죽겠다. 눈을 감고 이리저리 눈을 굴려보는데 모래가 같이 따라다닌다. 

눈물이 계속난다. 간호사는 휴지도 안줬다. 아까 렌즈낀데 옆에 휴지가 보인다.

히끄므레 한 표정으로 눈썹만 치켜뜨고, 눈은 반 쯤 뜨고 좀비처럼 휴지가지러 간다. 

손에 잡히는대로 몇 칸 뜯어와서 막 눈물을 닦는다.

 

한 4분 지난거 같은데, 이제 좀 뜨고 있어도 참을 수 있다.

근데 자꾸 렌즈가 고정이 안되고 막 돌아다니는 느낌이다.

적응될 만하면 렌즈가 움직여서 둘레가 각막을 긁는 기분.

자극이 오니 눈을 그냥 뜨고 있을 수가 없다.

 

약간 고개를 숙이고 눈을 45도 아래를 바라보니 좀 나아진다.

렌즈가 눈 위에 있다가 멀어지는 쪽으로 쏠려서 그런가보다. '이러고 있어도 되나?'

아무튼 이게 좀 있기가 편하다. 

 

그러고 울고 있는데 어느새 날 부른다. 

 

다시 시력 측정을 한댄다.

 

"저 렌즈 끼고 있는데요?"

"네 괜찮아요~"

 

그러더니 다시 숫자를 집는다. 

 

상이 너무 흔들린다. 렌즈가 고정이 안 된 기분....눈물 때문에 앞도 잘 안 보인다.

 

"눈물 때문에 안 보여요"

휴지로 눈을 닦아주는데 뭔가 전문적인 손놀림이다.

눈 위를 훔치는게 아니고, 손가락으로 눈 주변 살을 당기더니 어떻게 눈물을 닦아준다. 뭔진 모르겠는데 아무튼 뭔가 달라서 괜히 좋다.

 

다시 시력판을 짚어가며 숫자가 보이는대로 읽으란다.

솔직히 잘 안보이고 흔들리는데, 계속 같은 순서로 같은 숫자를 짚으니,

이미 무슨 숫자인지 인식이 되어 있어서, 흐릿해도 그 숫자로 내가 정보를 구성해 버린다.

이 숫자를 모른 상태로 읽었으면 알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걸 보인다고 숫자를 읽어야 할지, 안 보인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저 분은 왜 자꾸 같은 숫자만 같은 순서로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이거 외울 판이다. 

 

"잘 안보여요, 눈도 불편하고.."

 

이번엔 다른 쪽 눈.

 

오 이쪽 눈은 훨씬 뭔가 안정되고 덜 아프다. 숫자도 1.0까지 완벽히 또렷하다. 

힘차게 숫자를 읽어 내려간다. 

 

'아까 꺼는 왜 흐릴까...적응이 덜 됐나? 렌즈가 안 맞나?

드림렌즈는 끼고 나서 눌리고 빼면 잘보인건데 왜 렌즈를 끼고 있는데도 잘 보이지? 도수가 있나?'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역시, 난 또 대기하라고 한다. 불편한 한쪽은 다른 렌즈로 바꿔 껴줬다.

 

또다시 10분간 대기....

 

할머니 구경...

 

다른 팀? 대화 구경....

 

다시 시력 검사를 한다. 아까보다는 눈이 덜 불편하지만 아직도 모래는 가득하다.

 

그러더니 원장님께 데려간다.

 

뭔가 잘 보여야 겠다는 생각이 파블로의 개처럼 들어서, 꾸벅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호!"

 

아 뭔가 내가 너무 없어보인다. 그래도 30 넘은 나인데...왜 이렇게 헤헤 거리는 모습으로 인사했을까.

원장님이 말한다.

"드림렌즈요?"

"네"

"턱 좀 올려주세요~"

 

나에게 열기구를 두 번 보여준다.

 

저 열기구는 어디서 찍었을까? 윈도우 배경화면 같이 익숙한 저 그림.

왜 눈 검사 기구는 하나같이 열기구 그림일까? 저 그림은 저작권이 있을까? 다 같은 회사인가?

전체적으로 녹색톤인데, 무슨 관련이 있나?

검사할 때 눈을 움직이면 안될텐데, 차라리 시선을 고정할 수 있는 사진이면 어떨까? 그라비아? 

이런 말도 안되는 딴 생각으로 눈에서 신경을 떼어 최대한 멍하니 움직이지 않는 눈을 만든다. 

 

 

다른 기구를 들이댄다.

이 기구는 눈에 엄청 밝은 빛을 쏴준다. 그냥 봐도 눈 속이 다 보일 것 같다. 아 진짜로 의사가 눈 속을 보고있다.

뭔가....민망하다.

 

검사끝.

 

"괜찮으세요. 렌즈는 3~4일 후에 오니까 도착하면 연락드릴게요"

 

'뭐지? 이 마무리 멘트는? 상담 안해줘? 나 궁금한거 많은데? 이게 끝이야? 최소한 부작용은 말해줘야 하는거 아니야?'

 

물어보기로 한다.

"아까 낀 렌즈가 뭐에요?"

"그게 드림렌즈에요"

"에? 끼니까 잘 보이던데요?"

"네. 드림렌즈가 각막을 눌러서 ...블라블라블라....."

메뉴얼 같이 드림렌즈 설명을 한다. 문제는 이미 인터넷에서 보고 와서 아는 내용

 

"아 궁금한게 있는데요, 그럼 드림렌즈에는 도수가 있어요?"

"네 있습니다."

응? 왜지? 

"아..그럼 잘때 끼는건데, 자기 전에도 끼고 렌즈처럼 껴도 돼요?"

" 네 괜찮아요.."

 

갑자기 이해가 안된다. 질문이 마구 생긴다.

드림렌드는 단순히 누르는 기능이고, 도수가 없을거라 생각했다.

아까 테스트는, 각막이 눌렸을 때 교정시력 잰거 아닌가?

렌즈 뺐을 때도 그 시력이 되는거 아닌가? 근데 렌즈도 도수가 있어? 그럼 빼면 그거보다는 안 보이겠네?

뭐지?

왜지?

 

 

막 궁금한게 생긴다. 그런데 왠지 의사가 시간을 아끼고 싶어하는것 같다.

 

몇 가지 더 질문했으나, 속시원한 대답은 듣지 못했다. 뭔가 그 분위기 자체가 쓸데없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알겠다고 하고 진료실을 나오니, 여태 날 데리고 다니던 간호사분이 내 번호를 확인하고 연락준단다.

가격은 80이고 , 결제는 그날 할건지 물어본다.

 

"현금이면 할인돼요?"

안된단다. 뭔가 현금 카드 같은 가격이 오히려 좀 믿음직스럽기도 하다.

최소한 장부 갖고 장난은 안 치나보다 하는 막연한 기대감도 든다. 

일단 나중에 결제하기로 한다.

 

2시간 예상했는데 1시간도 안 돼서 끝났다.

뭔가 엄청났던 렌즈 이물감이 생생해서, 당장 돌아가는 버스에서 네이버로 '하드렌즈 이물감' 을 검색하고 싶다.

왼쪽 눈은 그나마 덜 이상했는데, 오른쪽 눈이 더 불편했다 .렌즈가 안 맞는 걸까? 더 편한걸 찾아봐야 됐었나?

뭔가 설명도 듣지 못하고, 불안감도 좀 든다.

 

3일 정도 있다가 전화가 올 텐데....

 

걍 다른 안과를 가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모르겠다...

 

뭔가 설명도 부족한 공장식 시스템은 여전히 맘에 안든다..

 

 

 

 

 

약 한달이 지난 지금의 후기를 다시 업데이트 해봅니다.

 

먼저 간단히 경과를 말씀드리면,

 

렌즈를 처방 받고 1주일이 지나도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아 렌즈를 교체받았습니다. 

 

보통 드림렌즈의 경우 교정 목적에 부합할 때 까지 계속해서 렌즈를 바꿔주고, 새로 주문해서 바꿔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물론 추가비용은 없었으며, 오늘 안과에서 들은 바로는 따로 무상 교체 기한은 없다고 합니다.

아마 병원에서 제조사에 신청하면 그냥 되는 것 같습니다. 

 

먼저 드림렌즈 착용 전 제가 상상했던 부분은 이랬습니다.

 

아침에 렌즈를 빼면 눈 앞이 라식 수술을 한 것처럼 맑게 보이겠지??

 

그랬던 제 상상은 역시 상상 뿐 이었습니다. 

 

초반에는 좀 불만도 있었습니다 (약 1주 이내). 아침에 일어나서 렌즈를 빼도 뭐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게 참 죽겠는데, 시력이 교정 중이다 보니 기존에 쓰던 안경을 쓸 수도 없습니다.

무슨말이냐면, 드림렌즈가 밤에 눌러줄 수 있는 변화량? 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제 기존 시력에서 교정시력으로 바꾸려면 눈의 망막을 -10만큼 눌러줘야 굴절률이 확보된다고 한다면, 

 

렌즈로 눌러줄 수 있는 깊이는 하루에 -3정도이고, 또 낮 동안 렌즈를 빼면 한 +1~2 정도는 다시 원상복귀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3 +2 -3 +2 이런 식으로 교정을 하고 하고 며칠 동안 반복해야, 비로소 각막이 충분히 눌린 상태가 됩니다.

 

보통 1주라고 이야기 하는데 전 대략 2주가 지났을 때, '어 오늘 왜이렇게 또렷하게 보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차 적응 기간으로 1~2주 정도 잡으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이 기간 동안은 , 안경도 무색하고 그냥 잘 안보이는 상태로 살아야 합니다.

왜냐면, 각막이 교정 중이라, 예를 들면 지금 -5만큼 변한 상태라해도,

안경은 이전 시력 기준으로 +10 해주는거라서, 봐도 어차피 +5로 잘 안보이는건 매한가지 입니다.

 

 이 기간 동안 흐릿하게 상이 보이는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눈이 쉽게 피로해지기도 하고 좀 불편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전 드림렌즈에 대한 불만을 상당히 품게 됐는데, 도무지 잘 보일 차도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마 벌써 병원에 갔었을 텐데, 그러던 차에 해외 출장으로 꼼짝없이 2주간 외국에 있어야 했기에 잔말없이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해외에 나가서 매우 성가신 기분을 느꼈습니다. 가뜩이나 간판이나 사람들도 낯선데 명확한 인식이 불가능 했기 때문입니다.

그 즈음 제가 보이던 느낌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첨부된 사진이 그때 보이던 느낌입니다.

글자는 그나마 보통 명도가 뚜렷하게 구분되고 익숙한 알파벳이니 괜찮았는데,

사람 얼굴 같은 경우 뭉개져서 알아볼 수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제가 난시가 약 -1~-1.5 정도 있기 때문에 더 그런 현상입니다.

 

상당히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이걸 반드시 의사에게 말하리라! 하고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위에 적었다시피, 출장 복귀 즈음해서, '엇, 왜 이렇게 잘보이지?' 하고 어느 정도 교정의 효과를 맛보는 순간이 생기게 됩니다.

어느날 PPT 화면이 매우 잘 보였고 아침부터 눈 앞이 깨끗했습니다. 

 

 그렇게 출장이 끝나고 병원에 가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깁니다.

정상적으로는 그 상태로 병원에 가야했는데, 병원에 가려면, 어쨌든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로 접어 들어야, 그 결과를 기준으로 상담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마침 해외에서 귀국하여 시차 문제로 하루에 4시간 정도만 잠을 자다보니, 드림렌즈를 충분히 착용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4시간만 각막을 눌러주다보니, 교정 효과가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렇게 4시간 자는 생활 1주일,

 

그리고 다시 7시간 정도 자는 생활로 돌아와서 충분히 드림렌즈를 착용한지 1주일 정도 지나니,

다시 시력이 좋아진 상태로 안정화되었습니다.

 

그래서 총 1달 만에 다시 안과를 방문했습니다. 그게 오늘입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점이 깨달은 점입니다.

 

 

- 하드렌즈 종류인 드림렌즈를 껴도 이물감은 사실 3일 이내에 사라지고 거의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 드림렌즈를 끼면, 일단 그 즉시 매우 잘 보입니다.

그래서 한동안 자기 전에 끼고 작업을 하고 했었는데, 이럴 경우 눈을 깜박일 때마다 렌즈가 미묘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원하는 교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고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전 한 2시간 정도 끼고 작업하고 그대로 자서 5시간 잘때 착용하고 했었는데, 효과가 안 좋아서 잘때만 끼니 오히려 더 좋아졌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로는, 렌즈는 최대한 안 움직이고 일정하게 눌러주는 것이 좋기 때문에 잘때 착용을 권했고, 

사실 그 얘기는 뒷등으로 흘려들었었으나, 지금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 시력 교정 초반에는 생각보다 사물이 잘 안보여서 굉장히 스트레스 받고 불만족이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그렇게 잘 안보이는 상태로 사물을 바라보는게 처음있는 경험이었기에(항상 안경이나 렌즈 착용) 더 낯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그런 느낌이 강조된 것 같습니다.

사람이 참 신기한게, 그런 상태에 적응이 됩니다

 나중에는 시력 교정 효과 + 흔들리는 사물 인지 능력이 더해져서 불편은 덜 느끼게 되었습니다.

 

- 난시 교정에 큰 효과는 없습니다.

물론 난시 교정 전용 드림렌즈가 있지만, 이 경우 정확한 위치로 착용 되어야 하는데, 매번 그렇게 착용하는건 사실 매우 어렵습니다.

렌즈는 계속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렌즈가 제대로 고정이 안되거나 다른 위치에 압박된 경우 그날은 교정 효과가 떨어집니다.

렌즈를 잘 때만 충분한 시간으로 잘 착용하면, 확실히 구별되게 아침에 시력이 좋습니다.

 

- 렌즈를 뺄 때는 반드시 인공눈물로 적셔주고 렌즈를 눈에서 떨어뜨려 준 뒤 뺍니다.

안 그러면 '뿩' 소리가 나면서 '쩍' 하고 빠지는데 눈도 아프고 각막에 상처를 남기며, 무엇보다 그날 아침은 흐릿합니다.

각막에 상처가 났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 인공 눈물은 일상 중에 렌즈를 안 착용했을 때도 넣어주라고 합니다.

각막의 울퉁불퉁한 표면을 고르게 해주어, 난시 교정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현재 보이는 정도는 제가 가만히 한쪽 눈 씩 가리고 분석을 해보니, 상은 비교적 또력하게 보입니다.

즉 근시 교정은 1.0 수준까지 교정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잘 안보인다' 고 인식하는 이유는 상이 흔들리는 것 처럼 주변에 뿌옇게 보이기 때문이고, 이는 난시가 원인입니다.

즉, 근시 교정은 우수, 난시 교정은 절반 정도인 느낌입니다.

 

 총평으로 그래서  잘 보이냐!!!

 

 

 안경 안쓰고 사는게 너무 좋고, 선글라스 자유롭게 낄 수 있는게 너무 편합니다.

 

눈은 일상 생활에는 지장이 없고, 하루 종일 컴퓨터를 사용하는데 안보이는거 없이 잘 보입니다.

간혹 착용이 바르지 못했는지 감이 좀 떨어지면, 걍 웹서핑시 컴퓨터 화면을 좀 확대해서 읽으면 딱히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보이는 건 저 멀리 있는 간판 같은건 오히려 더 잘 보입니다.

예시로 올려드린 그림은 한창 교정 중에 보이는 정도를 묘사한 거고, 당연히 사람마다 다를겁니다.

지금은 그림보다는 훨씬 잘 보입니다. 쉽게 말해 교정이 안정화된 이후로 안 보여서 불편한 적은 없습니다

제가 욕심을 부려서 난시를 더 잡고 싶어서 그렇지, 지금 상태로 쭉갈래, 드림렌즈 안할래? 하고 물어보면 당연히 지금 상태에 만족하겠습니다. 

 

기타 사항:

 

=세척액은 총 3종으로, 매일 쓰는 세척액, 보관액, 3일에 1번 정도 쓰는 단백질 제거 전용액 (2방울씩 사용)을 안과에서 처방받아서 쓰고 있습니다.  오늘 세척액과 보관액을 한 통씩 더 샀는데 21000원이 들었습니다.

 

 =인공 눈물을 상시 사용하게 되는데, 병원에서 처방받으면 3500원 정도에 꺾어 쓰는 1회용 한 세트를 살 수 있습니다. 

 

 =드림렌즈를 시도하실 분은 자주 방문하기에 번거롭지 않은 병원을 선택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의사 실력으로 결정된다기 보다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보고 본인에게 맞는 렌즈를 골라야 합니다.

평소 정기 검진을 포함한다면, 왕복이 편한 병원이 좋을 듯 합니다.

 

 =비용은 렌즈값 80만원 만 들었고, 기타 비용은 없었으며 교체나 수시 진료에 의한 추가 비용도 없었습니다. 

 

 =제 렌즈는 CNB 렌즈라는 국산인데, 만족합니다.

 

 =드림렌즈를 하게 되시면, 교정 전 안경없이 보는 상태를 0이라 치고,

안경 껴서 깔끔하게 잘 보이는 상태를 10이라고 했을 때, 8~9 정도가 달성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차가 크며, 난시 여부에 따라 더 달라집니다. 사람에 따라 7~9.5도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듭니다

 

 =드림렌즈로 교정 가능한 정도는 보통 근지 -4~5 디옵터, 난시 -1.5~1.7 디옵터 정도가 마지노선이라고 합니다.

 

 = 본인이 최소 6시간 부터 8시간 정도 수면을 확보할 수 있을 경우에 추천합니다.

 

 = 아침에 렌즈를 빼고 바로 보다, 약 30분~1시간 정도 지난 시점이 더 안정적(?)으로 잘 보였습니다. 

 

 = 밤이 되어도 딱히 시력이 저하되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2일에 한 번 만 착용해도 효과가 유지되는 사람도 있고,

역시 개인차가 있습니다만, 매일 착용한다면 밤이라고 시력이 떨어질 걱정은 안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운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다만 교정시력에 적응 되기 까지는 가급적 삼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상이 뚜렷하지 않으면 반사신경이 무뎌지는 것 같습니다. 적응되고 나니 운동신경에 딱히 차이는 못느끼겠습니다.

 

= 밤에 빛 번짐 같은건 없었습니다.

 

 

잘보여서 행복해요 *_*

 

출처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4364296

 

오감이 살아있을 때 쓰는 드림렌즈 1차 진료 후. txt. 수필체. 스크롤 압박 : 클리앙

평소 다채로운 사용기에 감탄하다가 저도 하나 남겨봅니다. 특히, 드림렌즈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어서, 도움이 될까 싶어 남기게 된 이유도 큽니다. 이차저차한 이유로 드림렌즈를 사용

www.cli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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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대학생때 알바 실화임 

대략 2년간 호프알바를 하면서 벌어졌던 상황들 ...

 

1.

동네장사라서 그런지 중국노동자놈들이 엄청나게 많았음 

술에 만취해서 같이 일하는 여자알바누나 계속 벨눌러서 불름

막상가면 뭐 시키진 않고 계속 중국말로 뭐라뭐라 술주정함

보다보다 빡쳐서 다음 벨 울릴때 내가 감

쉬 이즈 마이 걸프랜 돈터치 되도 않는 영어로 지껄임

한 놈이 알아듣고 유 걸프랜? 물어봄 

예스 마이 걸프랜 돈 터치 라고 했더니 바로 멱살잡고 나 들어올림

3명이 동시에 일어서 중국말로 뭐라뭐라 고함지르는데 

내 당창 패기는 순간 멘붕 

뒤에서 보고 계시던 사장님이 야이짱개새끼들아 하면서 달려오심

근데 바로 사장님도 멱살잡이 당함 ㅠ.ㅜ;

이때 그 많은 손님들 다 구경만하고 아무도 안도와줌 (젠장...)

사장님 멱살잡이 당하시곤.. 우리 가게에 기도 얘들이 몇명인데 

니들 다 디졌어 짱개새끼들아 고래고래 소리지르심 

 

 

* 기도 

일본어의 기도(木戶 ,きど)를 의미합니다. 문 앞에 서있는 가드(문지기)를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무전취식 막는다던지, 싸움나면 말린다던지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단어지만

한주먹 하는 건달을 지칭하는 안좋은 느낌도 있으니, 부지배인, 문지기, 안전요원 등으로 부르는 것이 좋습니다.

(Fairytale 님의 댓글)

 

 

그러더니 날보며 야 얘들 다 불러와 라고 말하심

우리가게 기도가 대체 어디있단 말??? 나 멘붕 

사장님이 "빨리 불러와 임마" 라며 계속 소리 지르심 

일단 밖으로 무작정 나와서 경찰에 신고할까 하다가 별로 믿음이 안가서 

발만 동동 굴르며 거리 간판들만 계속 봤음 

지금은 많이 없어진 당시 한참유행이었던 

성인게임장 "바다이야기" 라는곳에 무작정 들어감 

알바 앞치마 입고 내가 왔다갔다 하니까 

어떤 덩어리가 나한테 바로 멈추라고 다가옴 

다급하게 가게상호이름대고 상황 말하고 좀 도와달라고 말함 

빨리 가자며 바로 나오심 

가게로 들어서자 마자 상황 보고 그 기도는 바로 달려들어감 

중국놈 하나 들어올리더니 빈테이블에 내동댕이침 

나머지 두명 움찔움찔거리더니 양손에 머리 잡혀서 끌려감 

포쓰가 너무 무서워서 감히 덤빌 마음이 안생겼음 

건달은 정말 무섭구나 하는걸 느낌 

끌려간 둘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으나 

테이블에 쳐박힌 중국놈 한놈은 진짜 오지게 맞고 갔음 

사장님이 너 건달이었냐? 정말 진지하게 물어보심 

나중에 상황 보곤 경찰불르라고 내보낸 건데 진짜 건달와서 놀랬다고 말하심

그래도 센스있게 잘했다며 칭찬해주심 

그날 새벽 사장님이 그 기도에게 양주대접함 

 

2. 우리가게에는 막걸리도 팔았음 

엄청큰 막걸리 통에다가 부어서 보관하는 거라서 

항상 막걸리 통에서 구더기같은 벌래들이있었음 

미관상 보긴 정말 안좋으나 맛이 좋다고 많이들 찾아오심 

어차피 손님들한테는 양은주전자에 따라가니 잘 모름

어느날 손님들 와서 메뉴판 펴서 딱 주려는데 

부왁~~ 그 메뉴판 책 필때 가운데 사이에 구더기 3마리 정도가 기어다님 

손님 앞에서 펴서 주다가 말고 바로 닫고 내가 들구 있음 

손님들 존나 날 쳐다봄 나 존나 땀남 

손님들 메뉴판 주세요 주문하게 라고 하는데 나 멘붕해서 "안 돼요" 라고 말함 ㅋㅋㅋ

손님들 이 병신은 뭔가 하는 눈으로 쳐다보며 메뉴판 빨리줘요 노래를 부름

나 식은땀 졸라남 메뉴판 딴거 가져다 드릴께요 라고 말하며 돌아서는데 뒤에서 

이집 메뉴판은 다 다른가봐 킈킈크킈 라는 소리들림 

상황을 모르니 그럴수 있지만 나 빡쳐서 사장님께 막걸리 

용기좀 어떻게 하자며 따지다가 벌레나 잡으라며 역관광당함 

먹는 음식이라 약치면 안됨 다 손으로 잡아야함

 

 

3.

일하고 있는데 같이 일하는누나알바가 야 쟤네 동성애자야 라고 말함

그 테이블 보니 아빠와 아들로 보이는 놈들이 앉아있음

설마하는 마음에 일하면서 계속 지켜봤는데 둘이 키스하고 아주 난리임

한놈은 대머리까진 중년신사에 한놈은 20대초반 청년인데 왜 저지랄인지 모르겠음

사장님 상황파악하신 후 손님들보면 술맛떨어진다며 내보내라고 하심

나도 공감하고 한숨크게 쉬고 테이블로 다가서서 말할려고 딱 섰는데

근데 씨앙 뭐라고 말하면서 나가달라고 해야할지를 모르겠는거임

니네 둘 다 고추달렸는데 뽀뽀하면 안 돼라고 말하기엔 내가너무 악당이되는거 같았음

그냥 조용히 죄송한데 나가주세요 라고 말했음

중년애자는 한숨한번 쉬더니 가자 이러는데 젊은 애자가 갑자기

버럭버럭 소리지르면서 내돈내고 이 자릴 산건데 왜 나가라며 따지기 시작함 

버럭버럭하는거 듣구있는데 다 맞는말인거임 나 버벅대며 당황하고 있으니까 

알바누나가 척척 오더니 손님들이 너무 불쾌해 하셔서요 죄송합니다 라고 말함

이상하게 둘다 수긍하더니 조용히 나감 사장님이놈은 

계산은 웃으며 받으며 벌써가시게요 라고까지 말함

개자식이라고 속으로 욕함 

그날 누나알바에게 고맙다고 피자쏨

 

 

4.

만취 한 아저씨가 자꾸 나를가르키면서 어이 아가씨 어이 아가씨 라고 

벨은 누르지도 않고 큰소리로 자꾸 날 불름

당시 내가 머리를 길르구 귀걸이 까지 하고 다녀서 취해서보면 그럴만함

가까이 가보니 그냥 사람이 아니고 떡임

그 아저씨 내 엉덩이를 마구 쓰다듬으시더니 

아가씨 내 딸같아서 그래 이거 용돈해 하며 뒷주머니에 만원 넣어주심

나 개당황함

뒤에서 사장님하고 알바누나 보고 개웃음 

그날 가게에서 내 별명 아가씨 됨 

 

 

5.

가게가 정전이 됨 손님들 만석이었는데 

우리직원들 멘붕 

어떻게는 초 켜서 여기저기 불키고 있는데 갑자기 

여자 비명소리 들림 

누가 자기 가슴만지고 도망갔다며 아주 울며불며 난리가났음

경찰불러달라고 해서 경찰 부름 

경찰 오자마자 여기 범인잡을때까지 통제한다며 다들 못나가신다고 출구 막음

사람들 술먹고 집에 못가게 한다며 경찰하고 싸우기 시작함

순찰대원 두명이왔는데 가게에 계산하고 나가려는 손님들은

점점 많아지기 시작함 밀치고 난리났음 

순찰대원들 지원요청해서 순찰대원 4명 더옴  

화살이 저여자하나때문에 집에도 못간다며 그여자 가시방석됨

정전이 끝나고 불이 들어오자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그 여자 처다보고 손가락질 하며 욕하기 시작

그여자 결국 울면서 잘못했다며 순찰대원들 다 돌려보냄 

 

 

6.

내가 싫어하는 손님부류가 외국노동자랑 다방레지들임 

오봉들은 그날 손님들한테 받았던 스트래스를 알바생들한테

풀려는 경향이 정말 많음 

마감 1시간전에 오봉들 4명 들어와서 안주랑 술 시킴 

마감연장이구나 가뜩이나 기분안좋은데 

야야 거리면서 날 막 불름 

담배사오라며 2만원 테이블에 던짐 

우리가게는 담배심부름 안한다고 말했지만 

완전 어이없다며 손님이 왕이라는 식으로 말함 

그래 어차피 손님도 니네 한테이블이다 라는 생각에 뭐피냐고 물어봄

근데 이뇬들이 니 센스본다 담배4갑 아무거나 사오고 남는건 너해라 

라며 존나 낄낄댐

개 ~~~ 빡침 순간 좋은생각나서 담배가게로 가서 

아버지가 가끔 피셨던 한라산 달라고 함 

없다고 하심 그럼 옛날담배 뭐있냐 라고 물어보니 

장미라는 담배가 있다고 하심 

장미 4갑 사서 던져줬음 

이게 뭐냐 며 존나 열폭들하면서 따지기 시작함 

사뒀던 장미 1갑꺼내서 한대불 붙이고 피면서 

난 월래 이거피는데요 라고 말함 

다들 순간 벙찜 

뒤에서 하도 욕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주문한 해물떡볶이에 담배핀 한대핀후 가래침 잔뜩 뱉에서 섞어서 내줬음

이 집 음식은 진짜 잘한다며 잘처먹음

 

 

7.

처음 1번에 나왔던 그 기도형님이랑 사장님이 친해지셨음 

같이 헬스도 다니고 가끔 술도 한잔씩 하시다 보니 

그 기도형님과 형님친구들 그리구 동네건달 들이 죄다 우리 술집에

오기 시작했음 나랑 알바누나는 점점 무섭기 시작했음 

항상 오면 메인중앙자리에 앉아서 사람들 시선을 즐겼음 

그날도 테이블에 건달들이 잔뜩와서 엄청나게 팔아주고 갔음

호프집에 와서 팔아준다며 양주를 먹고감 ;;;;

잔뜩 먹고 가서 테이블 치우는데 명품지갑이 떨어져있음

주인의 직업이 뭔지 알기때문에 감히 먹을생각을 못했음

한시간 후쯤에 그 지갑의 주인이 옴 

여기 지갑 보관해 놨다고 고대로 전해줌 

그 건달형님은 날 초넨 감동적이다 란 눈으로 쳐다보고는 

"넌 이제부터 내 동생이다" 라고 말하더니 

지갑에 있던 돈을 몽창빼서 나줌 

대략 30만원이 가까운 돈이었음 

나중에 뭔일이 생길지 몰라서 목숨걸고 사양했지만 

"만원짜리 몇장에 이런 좋은 동생을 얻는건 전혀 아깝지 않아" 라며 

존나 오글거리는 말을 지껴려놓코 뒤돌아서 나갔음 

 

 

8.

동생~ 동생~ 나왔어 라며 그 건달 들어옴 

뒤에 동생건달 형님건달이라며 날가르키며 여기 귀여운놈이 자기 동생이라며 소개함

존나 무서운데 술한잔씩 따르구 포옹했음

거기서 젤 오래된 건달같은 덩어리가 있다가 술자리가 있을꺼니까 

나보고 가게 끝나고 오라며 전화번호를 줌 

그리구서 양주랑 맥주랑 섞어서 따라주는데 

사장님이 업무시간에 술은 안된다고 하셔서 안된다고 거절함 

덩어리들 단체로 사장님 안되나요? 라고 물어봄 

사장님 안취할 정도는 괜찮아 라고 말함 -_-.... 

나 폭탄주 6잔 넘게 먹음 

어떻게 일했는지 모르겠음 

가게 마감하고 속이 너무 않좋아서 집에가고 싶었는데 

전화 안하고 그냥 가면 진짜 다음에 죽을꺼 같아서 무서웠음 

전화 했더니 택시비 준다며 어디어디로 택시타고 오라고 함 

그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단란주점을 가봤음 

 

9.

자칭 형이라고 하는 건달이 만취가 되서 가게로 왔음 

나를 일도 못하게 지 자리에 앉혀놓더니 자기한테 가슴아픈이야기가있다며 

검은 봉다리를 하나 테이블에 올려놓음

자기 어머니가 길에서 떡볶이장사를 하고 있다면서 

오늘도 거기가서 떡볶이 만원어치사오는데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

자기가 빨리 돈벌어서 어머니 가게하나 해드려야겠다고 막 우는거임 

하.... 참 건달도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그때 처음해봤음 

내가 오해를 하고 있었구나 이사람은 진짜 날 동생으로 생각하고 있는거 같았음 

막 뭐랄까 내가 오히려 미안하다는 느낌..일라까

처음으로 편하게 형 내가 친구들동네에 많으니까 떡볶이 먹을일 있으면 

꼭 거기가서 먹을께 약속하고 기분좋게 둘이 웃었음 

그러더니 형이 나한테 이떡볶이 우리 어머니가 하신거야 너 줄려고 내가 사왔어

라고 하는거임 근데 ㅅㅂ ... ㅋㅋㅋ 나 방금 이모님이 야식 김치국수말이해주셔서

존나 맛있게 먹었는데 

만원어치나 되는 떡볶이를 보니 위장이 터질꺼 같았음 

빨리 먹어보라며 맛있지 맛있지 하는데 진짜 오래 들구왔는지 다식어서 

맛도 졸라 없었음 

감동적이었던 시간은 지나가고 내 위장이 살려달라며 몸부림치지만 

난 존나 웃으면서 형 진짜 맛있다 맛있다 맛있다 라면서 

만원어치 존나 많은 떡볶이를 먹고 있었음 

알바누나에게 살려줘 도와줘 먹어줘 라는 눈빛을 보냈지만 

그 누나는 매정하게 테이블청소를 했음 -_-... 

결국 난 그 만원어치 떡볶이를 다먹었음 

다 먹을때 까지 그 형은 안갔음

 

 

10. 

알바를 그만뒀음 취업준비때문에 알바할시간이 없었음 

그 형하고는 멀어지니까 어색한 사이가 되버렸음 

가끔 통화 문자만 하는 사이임 

당시 내 여자친구가 나보다 4살많은 연상이었는데 

여친님이 오늘 자기 친구들 남친하고 보자고 하는거였음 

부평 막걸리전집에서 만났는데 

나는 이제 대학생에 취업준비하고 있는데 

여친님 친구들 남친은 다들 대리에 뭐 아무튼 회사를 다 다니고 있는 입장이었음

남자란게 ... 참 그런게 자신감이 꿀리는거 같았음 

영계라고 귀엽다고 하는 말이 

너 돈없어 찌질아 라고 하는 거같아서 기분이 몹시 않좋았음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있는데 덩치가 졸라큰 어깨가 날 퍽~~ 진짜 퍽!!! 하고 

치고 가는거임 

그래서 아나 !!! 소리쳐서 봤는데 

그 형인거임 ;;;; 

그 형이 너무 방갑다며 날 앉아주는데 그 형 동료들도 있던거임 

자기 동생이라며 소개해주는데 어느 테이블에 있냐며 너무 방갑다고 하는거임

근데 여친님을 데려온지라 게다가 여친님친구에 남친들까지 하... 뭐라 말할수 없는 

그냥 숨고 싶은 마음 뿐이었음 

 

테이블에서 조마조마 술한잔 두잔 먹고 있는데 결국 일이 터졌음 

그 형이 우리 테이블에 온거임 

한눈에 누가 봐도 건달표시가 나는 포쓰를 뽑내며 

그 형은 내 여친을 보더니 잘 어울린다며 자기가 아끼는 동생이라며 

술값 하라고 테이블에 10만원 짜리 수표 두장을 놓고 

한참동안 수다를 떨었음 물론 분이기는 다들 개똥앂은 표정이었지만 

그 형은 늘상 그렇다는듯이 자기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했음 

그 형이 나가자 같이 있던 덩어리들이 따라나가면서 

차례대로 많이 드십시요 형님 하면서 나가기 시작했음 

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날 엄청나게 이상하게 보기 시작했음 

2차도 안가고 자리가 존나 이상하게 마무리가 지어졌음

여친하고 바에둘이가서 여친이 도데체 누구냐며 따져묻기 시작했음 

상황을 설명을 했지만 여친은 도저히 믿지를 않았음 

자기가 오늘 얼마나 창피한 상황이었느니 저쩌느니 

오히려 나를 보며 건달 아니냐며 몰아쳐서 이야기했음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여친님에게 계속 이야기했음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그 형한테 미안했음 

그래도 그형은 나쁜마음은 하나도 없었던거 같았음 

오히려 연락도 잘 안하는 동생한테 자기가 정말 아끼는 동생이라며 

술 맛있게 먹고가라고 20만원이나 던져주고 갔는데 

자리에 앉아있는 내내 똥씹은표정과 썰렁한 리액션 그 민망함을 다견디고

어떻게는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던 형의 모습을 생각하니 

오히려 내가 너무 미안했음 

상황이 그랬다 뿐이지 객관적으로 생각하니 그 형의 잘못이 하나도 없다고 판단이 됐음

그래서 여친님이라고 불렀던 그 개년과 싸우기 시작했음 

어차피 먹을많큼 먹었고 영계가 천지인데 나보다 4살이나 많은 아줌마를

오래 만날생각은 없었기에 한번 불이 붙자 크게 싸우기 시작했음 

건달이랑은 절대 못만난다며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던 그 개년은 

나에게 헤어지자는 이야기와 함께 집에 들어가버렸음

막상 나는 손해볼께 없다라고 한판했지만 

뻥 차이고 나니 뭔가 마음이 공허했음 

길에서 멍하니 있다가 그 형한테 전화를 했음 

참 그형 목소리가 왜그렇게 방갑던지 술한잔 사달라고 처음으로 졸라봤음

그형은 니가 웬일이라며 당장 오라며 흔쾌히 받아주었음 

그 형과는 그날 아무일도 없다고 말하고 그냥 재미있게 술을 마셨음

어색함도 어려움도 더는 나에게 없었음 

그냥 무언가 나와 그형의 벽을 깬.. 아니 내안의 벽을 깬 거같은 날이었음

오래 알고지낸 동네편한 형과 가시 술집에 있는 느낌 

주위 시선따윈 신경쓰지 않았음 

 

 

 

==============================================

 

그로부터 정확히 11년이 지난 지금 

 

여자친구는 바껴도 이형과 나는 변함이 없었음 

건달이란 인식은 지금도 많이 변하진 않았지만 

건달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란 인식은 확고해졌음 

 

그 형은 지금 기도 일을 그만두고 

한 작은 동네에서 PC방을 차려서 하고 있음 

가끔 가면 큰 덩어리들이 우르르 모여서 카트라이더 하는 모습을 

볼수 있음 엄청 웃김 ㅋㅋㅋ 

자기가 타고다니는 차 기름값도 못번다며 징징대지만 

가정도 생기고 항상 웃으며 행복해 보임 

 

지금은 평온하게 안정되게 살고 싶다며 운동으로 살도 많이빼고 

특유의 건달 옷차림도 많이 벗어나서 그냥 좀 뚱뚱한 형같아 보임 

 

다시 돌릴수 없는 내 젊은 대학시절 

힘들게 고생하면서 호프집 알바를 하면서  얻은 가장 큰것은 

 

바로 이 건달임

 

이 글에 달린 댓글

EMIYAMULJOM

 

군생활 교도소에서 하면서 느낀건데... 건달이라고 사람 아닌게 아니더라...

좀 욱하고 가오잡긴해도 사탕하나 초콜렛하나에도 정느끼는 순수함은 공무원보다 낫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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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혼-모노의 등장

 

7월의 여름바람이 ㅈ 같은 강원도 군대의 ㅈ같은 환경에서도 여름만큼은 그나마 시원하다라고 말하며,

내게 박힌 일병 작대기 두개의 무게가 슬슬 익숙해진다 느껴질때 쯤,

팍팍한 군생활 최대 이벤트, 신병이 들어왔다. 

둘이 들어왔는데, 한놈은 빼빼마른 대벌레같은 이미지고,

한놈은 턱근육이 이상하게 발달해서 꼭 아가미가 달려있는것 같은 착각이 들게끔 하는 이미지였다.

아가미 달려있던 놈이 바로 이 혼-모노인데, 이새끼는 앞으로 2시간 안에 생활관을 터트리게 된다.

 

 

2. 제가 밖에선 선배인데

 

약 2시간 후, 생활관이 터졌다. 

그새끼가 자대에 와서 약 4시간만에 벌어진 일이고 두고두고 회자되는 전설의 시작... 은 아니다.

혼-모노의 전설이 워낙 많은탓에 잊혀져버린 사건.

혼-모노의 11개월 선임인 이훈남(가명) 상병이 있었다. 

이제 투고에다가 막 실세가 된 군번인데, 그가 신병인 혼-모노와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벌어진 일이다.

"제... 제가.... 밖에서는.... 서..선배인데... 저...저한테...마..막...대하다가...밖..밖에서...만...만나면....맞...맞을수도..있습..니다."

혼-모노가 생활관에서 이훈남 상병에게 한 말이다. 

 

짬차이 11개월, 그 사이에 존재하는 혼-모노이병 위로 이훈남상병 밑으로가 소대에만 14명.

자, 군필자라면 여기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시간은 정지하고, 신병의 맞선임은 접고있던 속옷을떨어뜨리며 ('0')이런 표정으로 그 둘을 응시하고,

그 둘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니 위로 내 밑으로'들의 머릿속에서는 베토벤의 운명교향곡과 함께,

자신의 운명은 3글자로 축약이 가능하다는것을 인지하게되며 그 세글자가 끊임없이 울려퍼진다. "조때따"

말년병장조차 읽고있던 맥심을 떨어뜨리고 ('0')표정을 짓게 되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상황의 구심점인 혼-모노만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그 날 밤, 나는 입대 직후부터 나에게 붙어있던 '천사' 타이틀을 반납하고

혼-모노를 중대 쓰레기장으로 끌고가서 조인트를 까게 된다.

 

3. 그는 왜 혼-모노인가

 

우리 모두는 그의 자대편입 직후 4시간만에 벌어진 재앙을 통해, 그가 얼마나 끔찍한 잠재력을 갖춘 신병인지를 인지했다.

고했실확 이임정예신병 는그, 우리는 2차, 3차 피해를 막기 위해 그의 과거를 들춰보기로 했다.

그는 입대 전, 지난 5년간 부모님 외 다른 사람과 이야기해본적이 없으며, 히키코모리짓을 하고있었다 한다.

중학교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했었고, 그게 계속되자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방구석에 틀어박혀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고 한다.

그의 나이는 이미 28세. 입대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었다.

 

"근데, 저런새끼가 어떻게 군대에 들어온 검까?"

"너나 나같은 병-신도 군대에 들어오는데 저런 정예신병이라고 못들어올까."

 

히키짓을 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애니를 봤는지 잘 모르겠지만

혼-모노는 한국말을 할때 상당히 더듬었으며, 사용하는 문법이 일본식이었다.

 

"군생활 목표를 말해봐."

"보..보..보통의.. 군인입...니다."

"...보통'의'? '니다'는 왜붙이냐, '니다'는. 차라리 '데스'라 하지?"

 

그는 오른 주먹을 꽉 쥐곤, 통탄하다는 제스쳐를 취하며 "치..치크쇼..!"라고 말했다.

물론 조인트를 까였다.

 

 

 

 

4. 방어기제

 

※여기서부터는 좀 더러우니, 보기 싫은사람은 보지 말라.

 

혼-모노의 전설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자대배치후 약 3일간, 이등병이 저지를 수 있는 거의 모든 실수를 다 저질렀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전설에 비하면 너무나도 평범하기에(혼-모노의 동기인 대벌레도 거의 모든 실수를 다 저질렀지만 혼-모노 쉴드에 가려졌다),따로 서술하지 않겠다.

그것은 혼-모노 맞선임인 최이병의 나를 찾는 다급한 한마디에서 시작되었다.

 

"유일병님! 자리에 앉으시면 안됩니다!"

 

나는 막 샤워를 끝내고 내 자리에 앉을생각이었으나, 그렇게 제지되었다. 

무슨 어떠한 중요한 스펙터클한 사유로 나를 제지했는지 최이병을 닦달하려는 찰나

나의 후각을 자극하는 자극적 악취로 인해 나는 일단 표정을 찌푸렸다.

자극적 악취란 어디선가 풍겨오는 똥냄새였다.

 

"혼-모노새끼가 바지에 똥쌌습니다!"

"뭐?"

"유일병님 자리에 앉아서 바지에 똥쌌습니다!" 

 

그 순간, 생활관의 인원들 모두는 내 자리에서 스사삭 소리를 내며 멀어져갔다.

생활관은 침상형이었는데, 반대쪽 침상에 앉아있던 놈들마저 내 자리에서 멀어지려고 했다.

 

"...어, 그러니까. 최이병아. 저기야. 음, 내가 지금 좀 혼란스러워서 그런데.

아, 이걸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그 씨X놈 지금 어디있어!!!!!!!!!!!!!"

"옆 생활관입니다."

 

나는 치약과 칫솔과 빗자루를 들고, 샤워를 끝낸 런닝셔츠 차림으로 옆생활관으로 달려갔다.

옆생활관에서는 소대 왕고가 코를 틀어막고 혼-모노를 갈구고 있었다.

 

"(코맹맹이소리) 아, 싀벌. 야. 미쳤어? 어? 미쳤냐고. 와, 바지에 똥을 싸? 허."

 

절대지존인 '실세들과 친한' 말년병장이 코맹맹이소리를 내며 신병을 갈구는 그 상황은

서술하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희극적으로 보일수도, 비극적으로 보일수도 있다.

그리고 내 경우는 둘 다였다. 

 

"제..제가.... 그...서..선임들이....이..이..이것..저것...시켜..서 시...시간이..."

"(코맹맹이 소리)똥싸러 갈 시간이 없었다고?"

"그..그렇..습..습니다."

 

나는 끼어들어야 했다.

 

"야, 혼-모노."

"이...이병! 혼!모!노!"

"니가 PX가서 사온 과자 까먹다가 내 자리에서 똥을 싸놨던데, 누가 뭘 시켜서 시간이 없었다고?"

 

혼-모노의 얼굴이 노랗게 질리며 "그..그게...그게, 그게..."라고 말을 더듬었다.

 

"(코맹맹이소리)야, 너 왕고가 갈구는데 일병 찌끄레기가 끼어들게 되어있어?"

"죄송합니다!"

"(코맹맹이소리) 됐고, 나도 돌겠으니까 니가 알아서 조져놔."

"예, 알겠습니다!"

 

혼-모노의 맞선임들이 치약과 방향제와 걸레등을 들고오는 걸 보며

말년병장은 투덜거리며 맥심을 꺼내들고 자리에 누워버렸고, 나는 창의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었다.

어떻게 조져야 할까. 나의 분노와 혼-모노의 뻔뻔함을 심판하며 동시에 내 자리를 청소할 완벽한 갈굼의 방법이 필요했다.

결론적으로 나온 방법은 고전적이고 심플하지만 확실한 방식의 갈굼이었다.

일단 그새끼를 샤워실로 끌고가서 똥싼바지와 똥싼팬티를 손빨래하게 하고 똥냄새가 안 날때까지 샤워시킨 다음

우리 생활관의 인원들을 일단 옆 생활관으로 대피시키고, 혼-모노에게 칫솔을 쥐어주고 나는 치약을 들었다.

 

"생활관 전체 미씽합니다. 실시."

"ㅈ..잘못...잘못들었습니다?"

"칫솔. 들어. 내가. 치약을. 짠다. 너는. 닦는다. 오케이? 빠가야로?"

 

나와 혼-모노와 치약과 칫솔과 생활관 침상을 차례로 삿대질하며 그렇게 설명하자, 혼-모노는 알아들은것 같았다.

생활관 바닥에 칫솔질을 박박 하고있는 혼-모노 앞에 치약을 주욱 짜면서 말했다.

 

"니 바지에 똥 왜쌌냐?" 

"ㅈ...잘...잘...모르겠습니다."

"잘 모르는게 어딨어? 니가 바지에 똥을 지렸는데 니가 왜 이유를 몰라?"

"ㅈ..저는...중학교...때부터... 바지에...ㄸ..똥을...쌌습니다."

"어, 중학교때까지 바지에 똥을 쌌다고? 그거 참 오랫동안 쌌네. 난 유치원 이후에 바지에 똥 싸본적이.."

"ㅈ..중학교..때..부터..입니다.."

"그러니까 중학교 때 까지..."

 

그 순간 나는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다.

 

"아니 X발 잠깐. 너 지금 평소처럼 한국말 헷갈린거 아니지."

"주..중학교..."

"중학교 때 '부터' 바지에 똥을 쌌다고?"

"ㄱ..그렇..습..니다"

 

 

나는, 그 순간 머리가 아찔해지며 '이새낀 진짜다'라는 것을 느꼈다.

혼-모노의 분대장이 소대장을 통해, 이새낄 정신과로 보내달라는 탄원서를 넣었고

소대장은 녀석을 데리고 사단 의무대로 갔다.

결국 녀석은...

'완전 정상'판정을 받았다.

 

어처구니 없어진 나는 소대장과 대화를 나눴다.

 

"그럼 바지에 똥찌린 게 뺑끼였단 말임까?"

"아니, 그건 아니래."

"그럼 뭡니까?"

"중학교때 왕따 당하면서, 애들이 구타하잖아?

그 구타하는데, 바지에 똥을 싸면 더럽다고 피하고 안 때리니까, 그때부터 싼 게 버릇이 된 거래."

"바지에 똥싸는게 일종의 방어기제가 된 검까?"

"물리적 방어기제가 된 거지. 스컹크 같은 거야."

"스컹크는 귀엽기라도 하지 저건 뭔 쌍 턱밑에 아가미가 달려가지고..."

"의가사도 안된댄다. 뭐, 선천적으로 전두엽에 약간 문제가 있다는데 그게 또 군생활하는데 지장은 없다네?"

"아니 이빨 발치하는 새끼도 군대 안 오는데 저런 쌍똘아이가 의가사가 안 된답니까?"

"그러게 말이다."

 

그 대화를 나눌때까지만 해도, 그게 고작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우린 아직 모르고있었다.

 

5. 이..이것은..이것은...!

 

 

 

때는 바야흐로 '소드아트 온라인'이 한참 유행할 때였다.

아마 혼-모노가 우리에게 오고 나서 1개월정도가 지났을 때였을 것이다.

그는 하루하루 조인트 까이는 날들을 보냈고, 나를 볼때마다 경끼를 일으켰다.

그래서인지, 생활관이 나와 달랐던 혼-모노는 우리쪽 생활관에 내가 있는 걸 확인하면 들어오려다가 도망치듯 문앞에서 사라졌다.

 

"유일병님, 혼-모노 또 도망쳤습니다."

"저 씌빢샊희는 30분째 몇번째야."

 

주말을 맞아, 동기와 함께 PX를 가야하는 혼-모노인데, 혼-모노의 동기는 내 옆자리고 당연 동기와 PX를 가려면 내 옆까지 와야한다.

그래서 녀석은, 우리 생활관 문 앞에 서서 동기쪽을 바라보고, 내쪽을 한 번 본 뒤에

결심한듯한 표정을 짓다가 다시 풀죽은 표정을 지으며 문앞에서 사라지기를,

30분동안 5회정도 반복했다.

 

"야야, 유일병아."

"예쓰, 동상병님."

"점마 저거 애니 켜놓으면 들어올 거 같지 않냐?"

"에이, 설마 인간이 그렇게 뻔하게 움직이겠습니까?"

"PX빵?"

"콜."

 

동상병과 나는 소드아트 온라인을 켜고, 혼-모노가 다음번에 들어오는지 아닌지에 서로 슈넬치킨 두개와 음료수 한개를 걸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내기에도, 소드아트온라인에도 졌다.

혼-모노의 나에 대한 공포는 소드아트 온라인에서 나오는 그 로리캐릭터(검색해보니까 이름이 유이였다)에게 정화되었고,

그는 황홀한 목소리로 "오오.. 이..이것은....이것은....!"이라는 말과 함께 황홀한 표정으로 생활관에 입성했다.

 

생활관 전체 인원들은 그 새끼의 "오오.. 이..이것은....이것은....!"이라는 대사에 혐오스런 표정으로 그쪽을 일제히 쳐다봤다.

그 대사와 목소리가 얼마나 혐오스러웠으면, 입대이후 화내는 걸 본적 없는 우리 생활관 왕고가

내가 기억도 못하는 이상한 이유를 대며 혼-모노의 조인트를 깠다.

 

6. 장남일세. 28세인데 저 모양이지.

 

"오오.. 이..이것은....이것은....!"을 외치며 들어온 혼-모노는 TV에 시선을 고정한 채,

자신을 혐오스런 눈길로 쳐다보는 다른 8명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화면을 보며, "오오, 카와이!"라던가 하는 말들을 조그맣게 외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쪽으로 시선을 돌려 말했다.

 

"유..유일병님은 어떤캐릭터가 제일 좋으십니까?"

 

나는 얼떨결에 "아..아스나?" 라고 대답했고,

"저..저는 유이가 제일 좋습니다...로리..로리..흐흐..."

 

참다못한 왕고가 이쪽으로 다가왔고, 혼-모노는 그대로 끌려나가 30분간 조인트를 까였다.

 

7. 대재앙

 

어느 화창한 날, 나는 위병소 경계조 조장을 서고 있었다.

부사수에는 혼-모노가 위치했고 사수에는 인원부족으로 옆소대에서 빌려온 A급 일병, 김일병이 경계 중이었다.

날씨는 화창하고, 군트라넷으로 만화나 보면서 시간을 때우면 되는 조장임무중이니 마음은 편했다.

그리고 재앙은 일어났다.

"유일병님! 유일병님!"

혼-모노와 대화를 나누던 김일병이 나에게 달려와서 다급하게 외쳤다.

"혼-모노 똥매렵댑니다!"

"뭐? 참으라 그래."

"저도 그렇게 말했는데 배가 아픈게 아무래도 쌀 것 같답니다!"

"아 씌벌!"

나는 잽싸게 장구류를 걸쳐입고 나가서 혼-모노와 교대했다.

"공포탄, 대검. 내놔. 씌부럴! 믜친것아 왜 싸기 직전까지 말을 안해!"

"바..바지에..싸면 됩니다.."

 

('0')('0')

 

"아 맞다, 이런놈이었지. 야, 조장실 화장실 들어가서 해결하고 나와! 얼른, 뛰어!"

"ㅇ..알겠습니다."

혼-모노를 조장실에 보내놓고 경계를 선 지 약 10분, 놈이 나오는 걸 보고 다시 교대하여 들어갔다.

"이새끼 면회객 화장실에 개판쳐놓은건 아니겠지?"

조장실 화장실은 면회객 화장실이었기때문에, 조장들은 언제나 그곳을 깨끗하게 해둬야한다.

나는 화장실로 들어갔고, 믿을수 없는 역겨운 광경과 마주했다.

"씨이...우욱! 바아아ㅏㅇ아아아아알!"

사람이 역겨운과 놀라움이 뒤섞이면 욕과 구역질과 눈물이 함께 나온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변기커버 위에 푸짐한 똥덩어리들이 얹혀있었다.

그 광경을 묘사하기는 생리적으로 힘들다.

혹시 재연해보고싶다면, 아주 걸쭉한 짜장이나 카레를 변기커버 위에 세차게 뿌려보라. 

뚜껑이 아니라 커버다. 깔고앉는 그거. 

 

"혼-모노 씌벌놈아아아아아!" 외치며 조장실에서 뛰어나온 나를 A급 김일병이 사색이 되어 맞이했다.

"유일병님! 좋됐습니다!"

"뭐가!이 이상 뭐가 좋돼! 저 씌벌놈이 화장실 변기커버에 똥을 싸놨다고 너한테 실토했냐?"

"무슨 말씀이심까?"

"뭐?"

"혼-모노 점마 바지에 똥쌌습니다!"

 

혼-모노는 이쪽을 보며 생글생글 웃었다.

전투복 하의의 고무링 채운 부분에서 똥색인 무언가가 흘러내리며 전투화를 적시고 있었다.

나는 그 순간, 저새낄 좋나게 패고싶지만 똥이 묻을거 같아서 패면 안 된다는 딜레마에 빠졌던

그의 학창시절 일찐들의 심정을 약간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8. 가설들

 

우리 소대의 인원들은, 혼-모노의 바지의 똥찌림 현상을 수없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트리거를 아직 해석하지 못했다.

무슨 조건이 갖춰져야 혼-모노가 바지에 똥을 싸는가. 수십번을 보았음에도 우리는 원인을 해명하지 못하였다.

 

1. 가혹행위

의무대와 간부들의 상담을 통해 알아낸 사실은,

혼-모노가 중학생시절 구타당하면서 일으킨 작은 기적(똥찌림)이 방어기제가 되어 버릇처럼 계속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는데,

실질적으로 나와 다른 선임들이 갈구거나 조인트를 깔 때 혼-모노는 바지에 똥을 지린적이 없었다.

가혹행위는 자연스레 가설에서 사라졌다.

 

2. 심적 부담감

혼-모노에게 심적으로 많은 부담감을 지게하면 그가 바지에 똥을 지린다는 가설이 세워졌지만,

정작 그 새끼의 뺑끼로 인해 대부분의 작업과 훈련은 그 선임이나 동기가 도맡아 하고 있다.

만약 심적 부담감이 원인이라면, 그새끼는 훈련도중에 '어억! 허리가!'라며 허리를 부여잡고 쓰러진 뒤

외진에서 정상판정받고 슈넬치킨냄새를 풀풀 풍기며 돌아오는 짓거리를 할 리가 없다.

 

3. 애니를 못봐서

나름 괜찮은 가설이었다. 우리는 "오오.. 이..이것은....이것은....!"사건 이후

TV시청에서 애니메이션을 거의 반 강제적으로 못보게 되었고, 매일같이 무정도시같은 3류 드라마나 보게 되었었다.

하지만, 그가 처음으로 바지에 똥을 지린것은 애니메이션 시청을 제한하기 전이었고, 이 가설은 묻혀지게 되었다.

 

4. 혼-모노의 뺑기

처음에 우리는 그가 '정신질환에 의한 의가사 제대각'을 잰다고 판단했고,

바지에 똥을 지리는것이 뺑기라 판단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는 '진짜'였다.

 

혼-모노가 일병을 달고, 내가 물상병을 벗어날때까지 이 토론은 주-욱 이어졌지만,

결국 그의 똥찌림에 대한 모든 가설은 증명되지 못하고 쓰레기통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몇개월의 과정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내가 중대 관심병사 짬처리용 분대장이 되었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길고, 끔찍하고, 답답하고, 더럽고, 배드엔딩에, 지루하기까지 하니 생략하도록 한다.

 

9. 미친소리같겠지만 전부 사실이에요.

 

나의 물상병 말, 나는 분교대에 입소했다.

미필자들을 위한 설명으로 분교대란, 분대장 교육 대대의 줄임말로서, 군생활 중 예비군의 심정을 느낄수 있는 작은 이벤트라 할 수 있다.

어느정도 짬이 찬 군바리들에게 전시지휘관 자격이 갖춰지게 되는 시험인데,

말이 그렇지 실질적으로 4박5일간 옆대대 아저씨들과 오손도손 놀다오는 이벤트다.

분교대에서 나는, 랜덤돌려서 불침번을 서게 되었고, 나와 함께 불침번을 서게 되는 아저씨는 옆옆 수색대대 상병 아저씨였다.

1시간 30분동안 노가리를 까기 시작한 우리는, 서로의 군생활이 얼마나 ㅈ같은지 비교하며 허세를 떨었고, 수색대대 아저씨가 어느 순간, 

 

"소대에 관심병사 있어요?"

 

라는 말을 꺼내게 되었다.

나는 자연스레 혼-모노를 떠올리며 대답했다.

 

"네. 후임중에 한명. 선임중에 두명, 옆소대에 한명 있어요."

"키야, 편하시겠네. 우리는 소대에 관심병사만 넷인데."

"어떤데요?"

"아, 말도 마요. 씌벌 지네집 안방이라니까. 내가 진짜 이등병새키가 다리 꼬고 전화하는 꼬라질 보고 있자니..."

"그걸 살려뒀어요?"

"아, 당연히 금마 위로 내 밑으로 싸그리 불러서 조졌는데, 몇일 후에 또 꼬고 있더라고."

"그래요? 아, 근데 금마도 바지에 똥싸요?"

 

옆 수색대대 아저씨의 표정은 대체 그게 무슨 개소리냐는 표정이었다.

 

"우리소대 관심병사는 바지에 똥싸요."

"??? 뭐 신검때 바지에 똥찌린놈이에요?"

"아뇨, 부대에서 바지에 똥싸요."

"부대에서? 왜요?"

"우리가 이유를 알면 금마 괄약근을 막아보려고 했겠죠." 

"아니, 아니. 아니아니아니. 잠깐만. 그러니까, 다 큰놈이 사람들 앞에서 바지에 똥을 싼다고요?"

"네."

"한번?"

"수십번."

"화장실 제한해서?"

"아뇨, 그냥. PX가다가도 싸고, 경계서다가도 싸고, 생활관에서 동기랑 떠들다가도 싸고, 나한테 암구호 전해주다가도 싸고."

"에이, 이 아저씨 구라가 심하시네."

"나도 이게 구라였으면 좋겠어요."

그 아저씨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그 순간, 잠깐이나마 내가 떠든 말이 전부 구라라서 내가 분교대에서 복귀했을 때

그냥 뺑기만 치고 바지에 똥을 지리지는 않는 혼-모노가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줄요약: 

장애판정 받아도 부족할 정도의 혼-모노 히키코모리가 현역판정받고 군대와서 지속적으로 바지에 똥을 지리는 이야기.

 

출처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713/read/32487636? 

 

(스압)군대 혼-모노썰 | 과거 유머 게시판(2) | 루리웹

  1. 혼-모노의 등장 7월의 여름바람이 ㅈ 같은 강원도 군대의 ㅈ같은 환경에서도...

bbs.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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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하니 떠오르는 기억

 

국민학교 2학년때 내 하루 용돈은 200원이었는데,

당시에 세상에서 햄버거가 제일 맛있었음.

집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버거킹이 있었는데, 버거킹에서 파는 햄버거중 제일 싼건 천원이었다.

국민학생때인데 버거킹이 어찌 동네에 있었냐면 우리동네에 미군부대가 있었거든...

 

아무튼, 어린나이에 햄버거가 너무 먹고싶어 하루에 백원씩 꼬박꼬박 모아서 

열흘마다 고사리손 안에 동전을 넣어 떨어질라 꼬옥쥐고, 달리고 달려 버거킹에 들어갔지.

 

키보다 높은 카운터에 까치발로 낑낑거리며 백원짜리 짤그랑 내려놓고

햄버거를 받았을때의 그 기분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었다. 내 국민학교 2학년의 낙이었으니..

 

햄버거엔 뭐 별거 없었지...

패티 한장 치즈한장 피클3~4개? 그래도 난 그게 그렇게 맛있더라

떡볶이 순대 김밥보다 더 맛있었다.

 

햄버거를 받으면 자리에 앉아서 먹어야되는데 빨리 먹고 싶어

받자마자 카운터에 서서 바로 포장 뜯어 먹고있는데...

당시에 영어 공부한다고 카운터에서 알바하던 한국인 누나가

 

"혼자왔니?"

 

라고 물어봤지만

 

"네! 햄버거가 너무 맛있어요" 라고 전혀 다른말을 하니까

그 알바 누나가 많이 웃더라.

 

 

근데 그 다음부터 기적이 일어남

 

또 열흘간 모아서 햄버거 사먹으러 갔는데,

천원을 내려놓으니 감자튀김하고 콜라도 함께 쟁반에 올려져 나오더라고

 

"누나 왜 오늘은 콜라랑 감자도 나와요?" 라고 물어보니까

 

알바생 누나가

 

"오늘부터 천원에 세트로 나와"

 

어린나이였지만 그말을 듣고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음...

또 빨리 먹고 싶어 바닥에 앉아 먹으려니까 누나가 카운터에서 나와

의자에 날 앉히고 여기서 먹는거란다 라고 웃으면서 말해주는데

내 시야는 알바누나고 뭐고 안중에도 없었음

 

"꼬마야 오늘부터 천원에 이렇게 나오지만 이건 비밀행사라 너만 알고있어야되 알았지?"

 

라고 카운터로 돌아가기 전에 말해주는데 난 그말을 다 믿었지

당연히 콜라랑 감자튀김은 그 알바생 누나가 자신의 돈으로 사준거...

그뒤로 내가 갈때마다 늘 그렇게 세트로 줬는데... 

내가 이사가면서 차차 잊혀졌음...

 

 

지금이라도 보게되면 그때 너무 고마웠다고

비싼밥이라도 한끼 사드리고 싶다...

 

내 어린시절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주신분이라...

 

이 글에 달린 댓글

 

배려

 

저 역시 선의를 받은 적이 있기에 글을 남깁니다.

낙성대에서 살때 낙성각이라는 중국집이 있었죠

지금은 없어졌지만...

 

저희 형제는 2살터울 남자애들입니다.

국민학교 다닐 때 부모님은 맞벌이로 나가시고

밥이 떨어졌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리면

낙성각으로 전화해서 짜장면을 외상으로 먹으라고 했었죠.

 

주문하는 방법은 언제나 같았습니다.

"곱배기를 반으로 나누어서 2그릇에 주세요."

 

그렇게 배달이된 짜장면은 너무나 맛이 있어서

형제는 바닥까지 핡아 먹으며 맛을 음미했었죠

 

국민학생 2명이 먹어도 될만한 양은 곱배기를 나눈다고 될 양이 아님을 저는 다 크고 알았습니다.

 

저희 형제에게 그런 선의를 베풀어주신 분들이

다른곳에서 사업이 번창하시길 바라는 마음이 항상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생 저학년때

가족끼리 자주가던 밀면집이있었는데

어느날 혼자 밀면을 먹으러 갔습니다

용돈 천원을 가지고가서

당당하게 천원인 사리라는 메뉴를 시켰는데도

아주머니는 저에게 밀면을 주셨죠

성인이 되고나서 아직도 그집에 갑니다.

 

 

여누파파

저도 별로 안친한 분인데 국민학교 다닐적에 

매일 아침마다 등교길에 만나서 요구르트를 주셨던 분이 떠오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우연일리는 없고 저와 마주치는 길에서 출근길마다 잠시 기다려주신게 아닐까 싶네요.

따뜻한 기억 떠오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익명2901

어릴 때 이사를 간지 얼마안되서 지리를 잘 모를 때..

엉뚱한 버스를 타서 첨보는 곳에서 내렸던 적이 있어요.

주머니에 한푼도 없고..할수없지 탔던 버스 반대로 걸어가면 집이 나올거야 하고 무작정 걸었어요

길가다 갈림길이 나오면 그 버스가 올때까지 기다렸다가..다시 가고..그런데 해는 지고..

걷다지쳤는데도 계속 모르는 동네라 어느순간 엉엉 울어버렸어요.

마침 근처에 슈퍼에서 아주머니가 나오시더니 왜 울고있냐고..

꺽꺽거리면서 얘기했더니 동전을 쥐어주시면서 그럼 버스타고 가라고..

돈을 주실거라고는 생각도 못해서 놀랬던게 기억나요.

고맙습니다 꼭 갚을께요 하고 버스를 타고 집에올 수 있었어요.

(근데 그 따라 걷던 버스도 틀린버스였던게 함정..두번 탈만큼 주셔서 다행히 동네근처로 올수있었어요)

 

다시 그 슈퍼를 찾아가봤지만 그 번호버스를 타고 아무리가도 찾을수가 없었어요...어려서 기억을 잘 못했나봐요.

지금 생각해도 너무고맙고..꼭 드리고싶었는데...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얼굴도 가게도 희미하지만..

그 아주머니 좋은 곳에서 행복하시길 기원하고...

저도 그렇게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면서 살고있어요.

본받아서 나도 베푼 선의가 누군가에게 도움이되고 그사람이 또 다른사람을 돕고..하는 선순환이 될거라고 믿어요. 저부터가 그러니까요.

 

출처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491228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14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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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근무중인 공항 노동자입니다.

 

보통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는 

 

공항 - 세관? 면세? 400$? 을 먼저 생각하지만

 

공항에는 크게 CIQ

 

C - 세관

I - 출입국

Q - 검역 이라는 3개의 기관이 상주하는데요

 

.... 모르시겠죠......

 

그냥 여권보여주는 사람입니다... 저희부처가 존재감이 없죠.....

 

(외국인에게는 굉장히 무서운 사람입니다, 입국불허도 시키죠)

 

쨋든 각설하고 출입국 관련 꿀팁을 알려드리고자 왔습니다.

 

1. 여권 커버는 벗겨서주세요

 

출국/입국 공통사항이에요

 

저도 여권케이스를 쓰는데요

 

심사할때만은 여권 케이스를 벗겨서 주세요

 

저희가 여권을 받으면 스캐너에 여권을 읽혀 

 

바코드와 사진등을 스캔및 확인하고 시스템상으로 

 

전산저장하도록 되어있습니다.(그래서 출입국기록증명서도 발급하지요)

 

 

그런데 ... 얇은건 상관없는데

 

루X비똥. 구ㅉ. 그외 다수 두툼한

 

방화 대홍수 계엄령선포 대화재 기근 이상기후 방사능유츌 토네이도 등에도 안전하게

 

내 여권을 보호해 줄 것 같은 여권케이스들은 스캐너에 들어가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아주 꼭꼭 여권과 잘 끼워져 있어서 잘빠지지도 않아요

 

 

이거 벗기는데 꽤나 시간이 걸립니다 T^T 빠른심사를 위해 

 

여권 케이스는 벗겨서 주세요

 

2. 한국인 전용 심사부스가 있습니다.

 

한국인과 외국인은 심사체계가 달라요.

 

외국인의 경우에는

 

1.여권을 받고 인적면을육안스캔 후 현재 얼굴과 여권 사진일치여부 판단

 

2.입국신고서 확인

 

3.여권스캔

 

4.규제자 일치여부 확인

 

5.지문등록

 

6.안면등록 + 간단한 인터뷰(입국 목적등 확인)

 

7.비자의 종류와 무사증 국가에 따른 체류기간 부여 or 재심인계

 

이지만

 

 

내국인의 경우에는

 

1.인적면 확인 및 여권사진과 일치여부 확인

 

2.규제자 일치여부 확인

 

3.안녕히 가세요

 

입니다.

 

 

훨씬 간단하죠?

 

 

그러니 외국인 전용 부스에 줄이 짧다고 거기서 기다리면

 

더 늦어 같이오신 분들께 등짝스메쉬를 맞을 수 있습니다.

 

한국인 전용 심사대를 이용하세요 ㅎ

 

 

3. 자동출입국심사대

 

제가 이 글을 쓰게된 이유이기도 한데요

 

꽤나 생소한 이름입니다.

 

 

"자동출입국심사대" 라는게 있는데요

 

여러분이 입 출국시 입/출국 심사를 기다리며

 

끝없는 줄을 설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줄을 서 있다보면

 

다녀와서 피곤한데 어떤 누군가가 나를 줄을 세우는가

 

외국나가는게 이렇게 힘든건가

 

여긴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

 

헤어진 옛여친은 잘 지내고 있을까

 

옆에 서있는 여자 이쁘다

 

안생겨요

 

등의 공허하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요

 

사실 줄서서 기다리는게 굉장히 짜증나기도 하고요

 

 

그래서 법무부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커피가 다 나오기도전에 자판기에 손을 넣고 

 

아이스크림은 몽땅먹고 머리가 부서지듯이 아프고

 

컵라면 물넣고 3분을 기다리지 못하는

 

쾌속민족 한국인들을 위해

 

공돌이를 갈아넣어 엔지니어와 협업하여 자동출입국 심사대를 도입했는데요

 

 

 

지문과 안면을 등록하면 줄설필요 없이 기계가 심사를 하는 기계를 도입했습니다.

 

물론 사용방법도 어렵지 않고요

 

1. 스캐너에 여권을 넣는다

 

2.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3. 검지손가락을 지문인식기에 올린다

 

4. 카메라를 본다

 

5. 안녕히가세요

 

입니다.ㅎ 신청하는곳은 구글에서 자동출입국심사를 검색하세요(각 국제공항에 있습니다)

 

4. 자주묻는 질문

 

 

1. 내국인도 입국신고서 쓰나요?

 

- 우리집 올 때 우리집에 왜 오는지 안씁니다

 

 

2. 내국인은 입국도장 왜 안찍어주나요?

 

- 우리집올때 초인종 안 누르고 들어갑니다

 

 

3. 왜 심사관들은 수염도 안깎고 매무새가 그런가요?

 

- 분명 새벽에 나올때는 단정했는데... 밤되니까 수염도 자라고 옷도 엉망이 되네요

 

   저희공항은 첫비행기가 06시 마지막 비행기가 09시 40분입니다 사람이 좀 썩어요

 

 

 

 

4 왜 못생겼나요?

 

- 제조사(주식회사 어머니, 주식회사 아버지)는 생산품의 하자책임이 없으시다는 입장이고

 

사후 유상AS를 받으라는 입장입니다. 이점 양해부탁드립니다.

 

 

5. 되가 맞나요 돼가 맞나요

 

- 그 자리에 "하"가들어가서 말이되면 "되" "해"가들어가서 말이들어가면 "돼"입니다

ex) "너 오늘 출국 O?" 일때 "너 오늘 출국 하?" 보다는 "너 오늘 출국 해?"가 맞기때문에 "돼"가 맞습니다

 

 

6. 왜 이렇게 불친절 하나요. 인상만 쓰고있고

 

- 죄송합니다. 저희 직원이 불편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어떠한 이유도 없이 저희 직원의 잘못입니다.

 

항상 밝게 웃으며 "안녕하세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변명아닌 변명을 하자면 업무자체가 나쁜사람을 거르는 일이다 보니 무언가 얼굴이 변하게 되더라고요........ (작은목소리)

 

긴 글 읽어주셔서 갑사합니다 ㅎ

 

출처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819029&s_no=819029&kind=todaybest&ask_time=1389603823&page=1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819029&s_no=819029&kind=todaybest&ask_time=1389603823&page=1

 

www.todayhum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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