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춤을 춰왔고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이분의 공연 영상을 접하고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 바로 수업을 등록했고 첫 수업을 시작으로 꽤 오랫동안 배우고 공연도 함께 하며 2017 년도 부터는 정식으로 팀이되어 함께 활동했습니다.
(사실 원래 멤버였던 저보다 훨씬 오래된 제자 언니들과 동생들이 팀으로써 첫 무대를 하기 직전 단체로 나오는 일이 생기고 그 직후 바로 제가 팀으로서 합류하게 된 것 )
저는 자세한 속사정은 모른체 선생님을 통해 뒷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조금은 의아한 부분들이 있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무섭고 멀게만 느껴지던 선생님이 잘 대해주시고 기회를 주신다는 생각에 그냥 마냥 좋고 깊게 생각하려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
그렇게 팀 생활을 하던 중 어느 날 선생님이 자메이카에 춤을 배우러 함께 가자는 제안을 했고 그 당시 나머지 팀원들은 각자의 사정 때문에 결국 저와 그분 단둘이 떠나게 되었습니다 . 저 역시 어리고 집안형편이 좋은편도 아니였지만 그당시 춤과 이 장르에 대한 열정이 정말 강했고 그분을 믿고 따르기로 했기 때문에 알바도 열심히 하고 부모님도 힘들게 설득해 자메이카로 2018 년도 1 월 19 일부터 2 월 20 일까지 (당시 만 20 살 ) 한달간 단 둘이 떠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도 딸을 그 먼곳에 보내는 것에 많이 걱정하셨지만 보호자인 선생님을 믿고 보내주신거였죠. 그런데 그 한달은 지금까지도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최악의 한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 안에서 핸드폰 렌즈를 건네며 앞으로 한달동안 브이로그처럼 알아서 수시로 본인 영상을 찍으라던 그 분이 웃으며 ‘넌 이제 한달동안 내 노예야 !’라는 말을 했었는데 그땐 장난으로 웃어넘겼던 그 말이 진짜일줄은 몰랐습니다.
한 달 동안 정말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이후에 큰 트라우마로 남아서 꿈을 꾸기도하고 기억에서 지우려 노력했지만 최근 외면하려해도 스우파에 출연하며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접하게되고 원치 않게 그 당시 일들이 다시 떠오르게 되어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용기를 내고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죄송합니다. 이 다음부터는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그분과 한달동안 지내면서 있었던 일들을 팩트만 이야기하겠습니다 .
1) 한달간 옷은 물론 속옷빨래는 전부 제 몫이 였습니다 .
세탁기가 없기 때문에 입은 옷이며 속옷 전부 손빨래를 했어야했고 당연히 무더운 날씨에 매일 춤을 추니 저녁에 씻으면서 옷과 속옷을 꼭 빨아야했습니다 . 처음엔 선생님이 먼저 씻고 나온 다음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옷이랑 속옷을 그냥 바닥에 두셨길래 의아했지만 옷만 빨고 나왔습니다 .
속옷은 솔직히 제 상식선에선 오히려 불편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 그대로 두었구요 . 근데 오히려 그분 반응은 왜 속옷은 안빨았냐 더럽냐는식이였고 그날부터 한달간 그 분 옷과 속옷빨래는 제 몫이였습니다 .
한번은 저희 숙소도 아닌 그분 남자친구집에서도 덥고 땀을 많이 흘려서 찝찝하다며 쉬고 있던 저에게 입고 있던 본인 속옷을 벗어서 빨아달라고 했습니다 .
2) 잠들기 전엔 전신마사지도 해야했습니다 .
근데 그 때 당시엔 이건 오히려 좋았습니다 . 마사지를 해드리다 먼저 잠드시면 그때부터 비로서 저만의 시간이였고 마당에 나가서 부모님이랑 통화도 하고 빨래도 널면서 혼자 시간을 보낼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그게 유일한 숨통 트이는 시간이였습니다 .
3) 머리도 잘렸습니다 .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 제 머리는 허리까지 오는 장발이였고 그분은 머리가 너무 지저분 하다며 본인이 잘라주겠다고 했습니다 . 솔직히 내키진 않았지만 워낙 긴 기장이고 그냥 살짝 다듬는 정도일줄 알았기 때문에 좋다고했고 자메이카 도착한 날 짐풀고 심심해하던 그분은 본인이 정말 해보고 싶은 머리가 있었다면서 저를 앉혀두고 머리를 자르기 시작하셨는데 ... 긴말은 생략하고 사진으로 첨부하겠습니다 . 머리 잘리면서 눈물 참느라 정말 애먹었고 그마저도 다 자르고 한국에 있는 팀원에게 전화해서 oo 이 내가 머리 잘라줬는데 표정 안좋다며 뭐라고 하셨습니다 . 그 후 한국와서 미용사분이 수습 안된다며 어쩔수 없이 애기때 이후로 처음 똑단발로 잘랐습니다 .
4) 본인 밑에 털정리한것도 화장실에 그대로 두고 나와서 제가 치우게 했습니다 .
5) 한달동안 루틴은 아침에 눈뜨면 담배 태우면서 인스타보며 남험담하는거 듣고 수업들으러 다녀와서는 씻고 밥먹으면서 매일 다른 이유로 혼나는게 일상이였습니다 . 저는 비흡연자인데도 원룸인 숙소에서 항상 담배를 피며 혼내셨는데 그 이유들은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되지 않는것들 투성이였습니다 .
수업은 자메이카 댄서들에게 개인적으로 디엠을 통해 컨택해서 듣는 방식이었고 여자댄서수업은 첫날 딱 한번 듣고 배울게 없단 이유로 쭉 남자댄서들 수업만 들었습니다 . 그런데 수업에서 조금이라도 저한테 더 관심이 집중되거나 본인 기분이 좋지않은날은 집에 가는길부터 분위기가 험악하고 혼날 각오를 했어야 했습니다 . 아직도 기억나는 정말 억울한일은 저보고 왜 수업듣는데 끼를 부리냐며 정말 크게 혼이 났었는데 그당시 저는 정말 자메이카남자들에게 관심이 전혀 없었고 정말 순수하게 수업을 듣고자 하는 마음으로 들은거였는데, 심지어 선생님과 함께 듣는 수업에서 어떻게 감히 제가 끼를 ? 부렸을까요 . 그날 수업 중 제가 더 칭찬을 들어서 기분이 안좋으셨던건지 지금도 그게 본인보다 한참 어린 제자한테 할 소리였는지 의문입니다 .
뿐만 아니라 존댓말가지고 꼬투리를 잡으며 어렸을 때 국어 못배웠냐 (심지어 선생님이 배고프다고 하셔서요 라고했다고 혼났습니다 . 배고프시다고 하셔서요 라고 하라고 ...)
심부름이나 잡일 시키고 맘에 들지 않으면 알바할 때 맨날 혼났었지 ? 이런식으로 사소한것들이 모두 그날 그분에 기분상태에 따라 혼날거리 였습니다 . 특히 남자친구랑 사이가 안좋은날엔 더욱 심했습니다 .
나중엔 너무 많이 말도 안되는 이유들로 혼나다 보니깐 제가 저 스스로를 미워하고 탓하는 지경까지 갔고 대들거나 이견을 표할 순 없고 심지어 먼 타지땅에 단둘이 있다보니 스스로 내가 잘못한거라고 생각하는게 이 이해되지 않는 상황들을 넘길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했고 그냥 의문 품지않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만 반복했습니다 .
6) 자메이카에서 지내던 한 달 중 반정도는 그분이 거기서 만난 남자친구집에서 지냈습니다 .
치안도 안 좋고 위험한 나라이기 때문에 혼자 숙소에 남을 수 없었고 저도 자연스럽게 공금으로 구한 숙소를 두고 그 남자의 집에서 함께 지냈었고 대가족들이 함께사는 집은 당연히 불편했습니다 . 그분은 남친이랑 함께 있고 싶었겠지만 저는 부엌에 덩그러니 있는 남은 침대에서 지냈습니다 .
한번은 다같이 파티에 다녀온 뒤 그분과 남친이 바로 방에 들어갔고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 (방문하나두고 바로 제 침대였습니다 )
저는 순간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계속 자는척을 했고 소리를 들은 그 집에 함께 사는 그 남자의 친구가 제게 와서 우리도 하자는식에 이상한 소릴 했고 저는 그냥 무시하며 자는척으로 그 상황을 모면했습니다 .
백번 양보해서 다 큰 성인이고 뭐 그럴수 있다고 하더라도 제자와 함께 있는 공간에서 심지어 숙소도 아니고 위험한일이 일어날수도 있었는데 선생님으로서 너무 무책임하신 것이 아니였나 생각이 듭니다 . 그 일에 대해선 그 당시 말도 못꺼냈고 계속 자는척을 했기 때문에 선생님이 안에서 그러시는 동안 저한테 이런일이 있었어요 라는 말을 꺼내는 것 조차 저에겐 어려웠습니다 .
7) 돌고래수영
남자친구집에서 지내면서 어느날 그 지역에서 차로 두시간정도 떨어진 ‘오초리오스 ’에서 활동하는 팀의 수업을 듣기로 하고 그 지역이 유명한 관광지이기 때문에 수업들을겸 몇일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 남자친구도 차를 운전해주는 명분으로 동행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그의 팀멤버와 친구들까지 총 5 명이 함께 가게되었습니다 . 물론 숙소부터 거기서 쓴 돈은 모두 공금으로 사용했고 이미 선생님이 호화로운 숙소를 잡고 싶어해서 무리한 예산을 쓴 상태였습니다 .
출발 전 돌고래 체험이 유명하단걸 알고 저보고 정보를 알아보라고 했고 저는 영어를 잘 못했지만 최대한 서칭을 해서 그에 맞는 수업료와 공금을 챙겨서 출발했습니다 . 그런데 도착하고 알고보니 체험코스의 종류가 굉장히 많았고 제가 알아본건 그중 저렴한 코스였고 그분이 원한건 가장 비싼 코스였습니다 . 제가 정보를 잘못알아온 탔에 따로 불려가서 정말 크게 혼났고 저는 정말 죄송하지만 제가 알아간 코스라도 하시는거 어떠냐고 용기내 말했지만 나는 돌고래 수영이 하고싶으니깐 어떻게 해서든 돈구하라고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셨습니다 .
저도 그 당시 학생신분에 부모님도 큰돈을 도와주셨고 한국에선 새벽인 시간에 연락해서 돈 빌릴 친구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저는 엄마한테 전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지금 생각하면 정말 죄송하고 울면서 돈보내줄수있냔 딸에 전화에 얼마나 놀라셨을지 ... 일단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엄마는 돈을 보내주셨고 잠시 후 부모님한테 전화한걸 알고 그럼 자기가 뭐가 되냐며 한숨 쉬시더니 앞으로 잘하자고 하고 좋게 마무리하고 안아주셨습니다 .
물론 그토록 원하던 돌고래수영도 했고 다 하고나선 생각보다 별로라고 하셨던 그 말도 기억납니다 .
8) 그 외에도 한국가서 돌려줄테니 넌 기념품 살거 별로없지 ?하며 공금에서 돈을 빌리고 본인 타투도 하시고 남친 필요한 물건들도 사주셨습니다 . (애기 기저귀값 , 약값 등등 .. 핸드폰도 선물해주고싶다며 하루종일 상점돌아다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못사고 다른걸로 사줬던것같네요 )
떠나기 몇일 전 마트에서 지인들 선물살 때 제가 가족한테 선물할 커피원두를 사니 아버님이 그런커피도 드시냐며 특이하시네 하시더라구요 , 저는 그마저도 제 몫의 돈이 부족해서 동생줄 선물은 고르지도 못했습니다 . 미안하셨는지 장보고 나와서 한국가면 맛있는거 사준다고 하시고 좋게 넘어갔습니다 .
9) 그 이후 한국에 와서 솔직히 너무 혼란스러웠습니다 .
글에 다 적지 못한 일들도 너무 많았고 앞으로 내가 이 사람을 선생님으로 존경하고 함께 팀을 할 수 있을지 만약 내가 팀을 나온다면 나도 먼저 나간사람들처럼 욕을 먹겠지 ? 하는 두려움과 춤을 계속 출 수있을까 ? 하는 두려움들 ... 일주일정도 집에서 나가지도 않고 폐인처럼 지냈습니다 .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지고 부모님께도 너무 죄송하고 하도 혼나니깐 그냥 제가 정말 못난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
자메이카에서 지내는 한달동안은 부모님한테 힘든얘기하면 마음아파하실까봐 잘지내고 있다고 매일 춤배우고 너무 행복하다면서 거짓말을 했었는데 이미 중간에 전화로 어느정도 이상함을 아셨던 엄마한테 다 털어놓았고 엄마는 분노하셨지만 저는 혹시라도 일을 크게 만들면 정말 춤인생이 끝날까봐 두려워서 엄마를 말렸었습니다 . 그 땐 어렸고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엄마는 돈이라도 다 받으라고 하셔서 카톡으로 빌려가신 공금에 대한 돈을 정리해서 보내주실수있냐고 했고 그 마저도 어른한테 돈받는데 카톡으로 이렇게 하는거 예의 아니라면서 혼났었습니다 .(*오해소지가 있어 수정합니다 그 후 돈은 보내주셨습니다)
10) 결국 그 후 얼마 안되어 선생님께는 춤을 계속 직업으로 할 자신이 없고 가족핑계로 나오겠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 그때 단둘이 그분 차안에서 만나 펑펑울면서 얘기했는데 그 와중에도 저는 용기가 없어서 그동안 일들에 대해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습니다 .
지금은 시간도 많이 흘렀고 기억속에 묻어두기로 했지만 이제라도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 이젠 무섭지 않거든요 . 지금은 그분의 성격이 변했을지 어떨지 전 잘 모르지만 그래도 그때 정말 그러셨으면 안됬다고 잘못된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그리고 어린댄서분들 저도 겪어봤기 때문에 어린나이에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크고 무서운지 또 이 좁은씬에서 소문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압니다 . 그치만 혹여나 춤 인생이 잘못되지 않을까 두려워서 잘못에 대해 함구하고 묻어두는 친구들에게 정말 그럴 필요 없다고 , 생각보다 크게 변하는건 없고 정상적인 어른들도 많다고 , 잘못에 대해 두려움 때문에 함구하고 자기합리화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